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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30. 2022

빵의 여유

세상에 똑같은 하루는 존재하지 않는다.  

도덕 사상가였으며 세계적인 소설가였던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가 말한 것처럼 우리에게 최고의 행복을 안겨주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봉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향한 봉사란 어떤 의미일까. 세계적인 작품을 썼던 톨스토이는 엄청난 악필이었다. 지금처럼 키보드로 입력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가 살았던 시대는 오로지 펜으로만 쓸 수 있었다. 알아볼 수 없는 원고를 손보고 엄청난 분량의 원고를 일곱 번이나 필사했던 것은 특별한 여성이자 그의 아내였던 소피아였다. 

더 나은 모습을 보기 위해 혹은 가치를 위해 찾아다니기도 하지만 인생의 색다른 면을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서산 버드랜드의 한편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이곳은 빵과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다. 서산에서도 이렇게 넓은 정원을 가진 로컬카페를 만나보기가 쉽지 않다. 더운 여름날에는 거닐기가 쉽지 않겠지만 날만 선선해지면 마음의 여유를 줄 수 있는 곳이다. 

이곳 정원의 콘셉트를 말하자면 빵이다. 빵과 닮은 캐릭터와 빵과 어울리는 정원의 모습이 평온해 보인다. 자연적인 요소와 인공적인 요소를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이와 같은 환경이 유용하고도 유쾌하게 조성되도록 창조하는 기술이 정원에 필요하다. 

빵을 굽기 위해 재료를 찾고 손질하고 다양한 맛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정원도 그곳에 어울리는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진다. 빵을 굽는다고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보면 땅을 굽는 것이 정원가의 역할이기도 하다.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랑해야 한다는 말이 와닿을 때가 있다. 사랑하는 대상을 이해하려는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가기 때문이다. 정원을 채우는 식물은 원산지나 처음 발견된 곳 등에 따라 다양한 분류군으로 나뉜다. 

요즘 카페의 트렌드는 공간을 넉넉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옆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의 말이 잘 들리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것을 포함하여 공간의 여유는 곧 마음의 여유를 주기 때문이다. 

빵을 만들기 위한 식재료는 정말 다양한데 이곳은 서산의 특작물을 사용해서 만든다고 한다. 고구마를 비롯하여 서산 마늘, 서산 생강등을 활용하여 만든다. 빵의 형태도 참 다양하다. 

서산 감자의 맛을 그대로 살린 빵이다. 감자는 보통 튀겨서 먹거나 쪄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서 빵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을 운영하시는 분은 여성분인데 조금 더 카페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카페 사장의 안내로 2층으로 올라와서 이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날이 선선해지면 누구나 나가고 싶어 할 만한 테라스 공간으로 나가본다. 땅에서 난 재료로 만든 빵을 시원한 음료와 곁들이면서 생각하기에 좋은 작가는 톨스토이였다. 

지성인일수록 정치와 가진 자들의 위선에 더 민감하다. 평범한 사람들은 단편적으로 보지만 그들은 구조적인 것을 보기 때문이다. 위대한 작가이자 대문호였던 톨스토이는 시대의 모순과 기득권들의 행태에 부족한 것이 없는 삶을 오히려 괴로워했었다. 그는 더 이상 작품을 쓰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말년을 보냈다. 그는 딸과의 마지막 여행에서 이런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이해하려면 먼저 사랑해라. 내가 이해하는 모든 것은 내가 사랑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시간은 지금 이 시간,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는 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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