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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9. 2016

평생 일할래?

인생에 은퇴는 없다. 

한국전쟁 이후에 수십 년 동안 정년까지 일하는 직장은 일반적인 것처럼 생각해왔다. 이런 생각은 1997년 IMF 이후에 확실하게 바뀌었고 대부분의 구직자들에게 그다지 인기가 많지 않았던 공무원이나 공사의 인기를 엄청나게 끌어올려버렸다. 그 이후 구직자들에게 공시족이라는 단어는 아주 당연스레 받아들이게 된다. 


사회 시스템이 바뀌었고 모든 규칙이 새로 정해졌는데 사람들은 자꾸 과거로 회귀하려고 든다. 과거에는 열심히 일해서 자식을 가르치고 부모를 봉양하면 자신 역시 봉양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급성장을 하면서 빠르게 변화해갔다. 1940~196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세대는 급성장한 한국의 단물을 마셔볼 기회가 있었지만 그 이후 세대들은 기회는 극히 줄어들었지만 고비용이 요구되는 한국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과거 세대들이 올려놓은 집값은 그들에게 조금의 여유를 주었지만 그들 자식 세대들은 그 반작용에 고생하고 있다. 


낮아진 출생률은 청년들의 이기심 때문이 아니라 불투명한 미래 때문이다.  대학 졸업을 기준으로 20대 중반에서 후반에 사회로 나오게 되면 공무원의 경우 30여 년, 일반 직장의 경우는 20여 년에 불과하다. 이 기간 동안 바짝 벌어서 은퇴할 수 있을까. 공무원 연금이나 국민 연금이 있기는 하지만 점점 늦어지는 출산 나이를 고려하면 그걸 받을 시기에 자식들은 사회에도 진출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그나마 공무원 연금을 받는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쪼개서라도 살 수 있을지 몰라도 국민 연금은 1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 틈새를 보장하지도 못할 개인연금 시장이 파고 들어오고 있다. 가능성은 좀 적지만 개인연금을 끝까지 아주 잘 부었다 하더라도 대기업이 보여준 그런 수익률에 의거한 연금을 줄 수 있을까? 글쎄 그런 부분은 더 부정적이다. 


해결책은 없을까?


1947년생 데이빗 보위는 2016년 1월 10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죽기 2일 전에 마지막 앨범 'Blackstar'을 발표했다. '글램록의 대부'이면서 모든 가수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가수라는 데이빗 보위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가수였다. 18개월 동안 암과 싸우는 동안 극히 일부 지인만을 제외하고 그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진보적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뮤지션이라는 데이빗 보위는 평생을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하며 살아왔다. 그에게 퇴직이란 것은 없었다. 안일함도 없었으며 팬에게 외면을 받을 망정 변화를 추구했다. 변화라는 것은 리스크를 동반한다. 리스크 없는 변화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변화의 연속이다. 리스크는 터닝포인트이다. 모든 것이 안정적일 때는 기회는 없다. 그러나 불안정한 사회에서는 기회는 발생한다. 그것이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보면 좋은 기회가 되어줄 수도 있다. 


평생 일할 수 있는 것은 행복이다. 60살 혹은 65살에 쓸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벌어서 은퇴하여 편하게 살겠다는 것은 지금 대처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만든다. 데이빗 보위처럼 알려진 음악가가 되라는 의미가 아니다. 나이에 맞춰 일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인생에 축복이다. 이 나이 먹어서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어라고 말하는 것은 당신만의 고정관념이다. 


어떤 연금보다 강력한 것은 당신의 은퇴나이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눈을 감는 순간까지 당신의 인생에서 은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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