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늦은 윤사월 초파일
코로나 19로 인해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4월에 있었던 부처님 오신 날의 법요식이 한 달 늦추어지면서 5월 30일에 열렸다. 이날 법요식은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고 지난 한 달 동안 전국 사찰에서 진행한 '코로나 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를 회향(回向)해 기도로 쌓은 공덕을 중생에게 돌리는 의미로 봉행했다고 한다.
대전에는 오래된 전통사찰이 거의 없다. 대덕구에도 규모가 있는 사찰이 없는데 계족산 자락에 옥류각의 뒤편에 자리한 비래사에는 보물 제1829로 지정된 대전 비래사 목조비로자나불좌상 (大田飛來寺木造毘盧遮那佛坐像)이 있어 의미가 있는 사찰이다. 1861년 개금·중수기에 전라북도 완주 대둔산 안심사(安心寺) 심검당에 봉안되었던 사실이 기록되어 있어 전라북도 지역에서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는 불상이 이곳에 온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항상 이곳을 올라가려면 초연물외라는 음각을 보면서 지나간다. 세상 물욕을 떠나 자연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멋진 말이지만 실현하기는 쉽지가 않다.
오래간만에 사찰에도 생기가 도는 느낌이다. 비래사에 있는 불상은 조각승 무염이 만든 기년명 불상 중에 가장 미적 완성도가 높아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에서 기준작이 되는 작품으로 17세기 중반에 전국을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한 조각승으로, 해심(海心)과 도우(道祐) 등으로 이어지는 조각승 계보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부처님 오신 날의 봉축식에는 육법공양, 삼귀의, 반야심경, 관불, 헌향 및 헌화, 내빈축사, 청법가, 천도재 순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앞에 터널이 놓여 있다. 저 끝에 빛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터널을 저절로 다가와서 빛으로 나갈 수 있게 하지는 않는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터널의 끝에 다다를 수 있다. 전국의 대부분의 사찰에서 진행된 법요식에서는 만물을 소생시키고 가지마다 잎잎이 한 숨길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