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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09. 2020

한옥의 금산교회

한가하게 관찰하면서 돌아봅니다. 

정보가 넘쳐나니 오히려 신뢰나 사람에 대한 관점이 흐트러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먼저 사랑의 행동을 살펴보고 다음에 그 행동의 까닭을 헤아려보고, 끝으로 한가할 때의 행동을 꼼꼼히 살펴보면 사람이 속일 수 없다고 한다. 안목이 없는 자는 껍데기 영예와 사사로운 권력에 탐닉하여 그 실상을 바로 보지 못한 채, 재능을 소모당하고 몸을 망치게 된다. 

금산사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금산교회는 금산면의 대표적인 여행지중 한 곳이다. 새만금개발청이 만들어질 당시 이곳을 방문해본 기억이 있다. 금산교회는 전통적인 한옥의 교회다. 교회가 이 땅에 처음 들어올 때 한국의 전통방식과 같이 맞물려서 자리 잡게 된다. 

처음의 교회는 1905년에 5칸을 신축하였으나, 1908년 지금의 자리에 옮겨 건축한 금산교회는 남북방향으로 놓인 장축의 평면은 5칸의 장방형이며, 여기에서 동측으로 2칸이 덧붙여져 ㄱ자가 뒤집힌 평면형태를 이루고 있다. 남녀가 유별한지라 초기에 장축인 남측은 남자석, 단축인 동측은 여자석으로 분리하여 남녀가 나뉘어 예배를 보도록 하였다.

금산교회를 안 가본 사람들은 간혹 금산교회는 금산에 있는 줄 아는 사람도 적지 않다. 금산에도 한옥의 구조로 만들어진 옛 교회는 아직도 남아 있다. 금산교회는 김제에 있는 교회로 전주 선교부의 테이트(Tate, L. B.) 선교사에 의해서 설립되었다. 

오래간만에 와보니 금산교회 역사관이 따로 만들어져 있었다. 지금 운영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교회의 역사와 삶, 금산면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전라북도 문화재 자료 제136호로 지정이 되어 있는데 지금도 그 구조가 보존되어 있다. 교회의 출입도 남녀를 분리하여 각각의 박공(牔栱) 면에 별도의 출입문을 만들었다. 또한 강단 뒤쪽에는 목사의 출입을 위하여 작은 출입문이 있다.

한옥으로 만들어진 교회의 옆에는 그 후에 지어진 현대식 금산교회도 있다. 1988년 한옥교회 옆에 현대식 2층 교회를 새로 건립된 것이다. 

ㄱ자형 교회 형태는 한국 전통사회의 남녀유별이라는 큰 과제를 건축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평면 유형이라고 하는데 벽체는 칸마다 중방을 지르고, 그 위에 미세 기창을 만들어 채광(採光)하고 있는 것이 독특해 보인다. 종교 역시 신뢰에 대한 이야기이며 사람을 보는 안목을 묻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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