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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1. 2020

미륵(彌勒)

Maitreya에서 출발한 진리

대둔산의 아름다운 자연과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곳에 자리한 미륵불은 영주사의 안쪽에 걸어가면 만나볼 수 있다. 석가모니인 고타마 싯다르타가 현세에 진리를 깨달은 현재불(現在佛)이라면 산스크리트어 Maitreya에서 출발한 미륵은  목숨이 4천 세(인간 나이로 56억 7천만 년)가 되었을 때 이 인간계(人間界)로 하생(下生)하여 용화수(龍華樹) 밑에서 성불하고, 그때 비로소 불 격(佛格)을 얻어 미륵불(彌勒佛)이 된다고 한다. 

수락계곡으로 유명한 대둔산에는 오래된 역사의 고찰들이 여러 개 있었다. 그중 부처의 치아 사리와 의습을 봉안한 안심사 계단이 있는 안심사는 한국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무려 30여 채의 전각과 부속암자만 13개나 될 정도로 큰 절이었다고 한다. 안심사를 비롯하여 금산의 태고사와 영은사 등은 한국전쟁으로 불타버렸다. 그리고 영은사가 불타버린 자리에 영주사가 세워졌다. 덕을 입기 위해 찾아가는 마을이라는 덕곡리의 안쪽에 가면 영주사라는 사찰이 있다. 난리통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숨을 수 있는 곳이라는 덕이 있는 입지의 마을이다. 

영주사는 높이 363m의 영은산 아래 결가부좌를 튼 채 눈앞 바랑산을 바라보며 자리한 사찰이다. 영주사를 월성산·바랑산 봉우리와 영은산 봉우리가 연잎처럼 에워싸고 있는데 풍수지리적으로 봤을 때 영주사가 있는 자리가 연밥에 해당하는 자리라고 한다. 한국전쟁 이후에 폐사로 남아 있던 것을 현재 영주사 조실 스님인 풍운 스님과 주지인 법천 스님이  1985년부터 다시 짓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예전 사찰 이름인 영은사라는 절 이름을 다시 쓰지 않은 것은 영은사라는 이름을 가진 절이 없어진 절이 대부분 소멸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그 전철을 밟지 않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영(靈)이 숨어 있는 절이라는 뜻을 지닌 영은사보다는 영이 상주하는 절이라는 의미의 영주사가 되었다. 영주사를 지나 위쪽으로 걸어서 올라가면 미륵불이 나온다. 

내면이 잘 다져진 사람에게 후광이 비친다고 하는 말을 많이 하기도 한다. 부처라고 하면 머리 뒤의 후광이 대표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미륵신앙은 논산을 비롯하여 전국의 마을에는 미륵이라 불리는 돌부처가 거의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민중 속에 깊이 파고든 신앙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새로운 세상을 약속한 미륵신앙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살아가던 민중들에게 위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희망이 있다면 현실의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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