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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1. 2020

대인 (大人)

스스로 성찰하며 배우는 옛 교육

매일매일을 나아가지 않으면 정체되고 스스로 성찰할 수 없는 것을 못 견뎌하는 사람이 있다. '내 탓이로소이다'라며 사는 성찰적 삶이 문득 덕력을 발산하여 주변 사람들을 감동케 하고 변화시키는 사람을 대인이라고 한다. 그런 사람의 파동은 다른 사람과 다르다. 맹자는 대인을 유덕자로 큰 덕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으로 표현하였으며 자신을 바로잡음에 남도 바르게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였다. 

연산향교는 김집이 아버지인 김장생을 모시고 낙향한 다음 후학을 길러내던 공간으로  대성전과 동무, 서무에는 유교문화의 핵심인물인 공자와 4명의 제자들, 제자들의 부모, 그리고 중국 현인들과 우리나라 18명 현인(설총·최치원 등)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곳이다. 논산의 신독재 김집, 명재 윤증은 맹자가 말했던 대인에 가까웠던 사람이다. 

연산향교의 정문은 보통 닫혀 있지만 우측으로 돌아가 보면 상시 열려 있는 협문이 있으니 그곳을 통해서 둘러볼 수 있다. 살다 보면 외부의 호불호, 칭찬과 비난을 참고하되 휘둘리지 말고 나의 길을 담담하게 걸어가야 한다.  역사 속에서 병자호란은 인조에게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었고 아들인 소현세자와 반목하게 만들었다. 결국 소현세자와 강빈은 비극적으로 죽음을 맞이하는데 김집은 자신의 소신에 의해 소현세자, 민회빈 강 씨의 복권 여론을 주도하였다.

"생각지도 않은 칭찬이 있는가 하면, 완벽을 추구하다 얻은 비난도 있다." - 맹자

지역의 문화재인 향교는 때가 되면 유지보수를 하는데 연산향교 안에 건물들을 보니 1~2년 안에 일부 보수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였다. 연산향교에서 후학을 길러내며 평생을 성찰하며 살았던 김집은  1656년(효종 7년) 윤 5월 13일에 지병인 한열증(寒熱症)으로 졸하였다. 

이제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이 배롱나무의 꽃이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다. 역사 속에서 죄 없는 선비를 살육한 사화는 여러 번 발생하였는데 이 사태를 계기로 퇴계 이황은 공직에서 물러나는 길을 개척했고 남명 조식은 은문의 길을 였었다고 한다. 군주가 죄 없는 선비를 죽이면 대인은 지위를 떠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의행이라고 한다. 

연산향교에 와서 왜? 향교나 서원은 전묘 후학일까 생각해보았다. 뒤에 있지만 지금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성현들이 지켜보고 앞에서는 살아 있는 사람들이 배움을 청한다. 살아 있는 사람은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세상에  물리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있다. 그것이 향교의 교육이다. 

결국 사람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적자란 갓 태어난 아이를 의미한다. 적자지심은 외부에 물들지 않은 타고난 양심을 상징한다. 본시 교육이라는 타고난 본래 성품 적자지심을 보존하고 간직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학교는 사람의 등급을 분류하고 사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기회조차 앗아가는 것에 있지 않다. 

사계 김장생과 신독재 김집을 연산향교에 배향하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에 있는 명문 대학들은 한결같이 기초학문을 가르치는데 집중한다. 제대로 된 가르침이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도록, 자기 안의 뿌리 깊은 천성을 스스로 확인하고 길러가는데 도와주었던 김장생과 그의 아들 김집의 정신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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