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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7. 2020

금속의 운명

진천 고대 철 생산 유적

균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지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최근에 코로나 19가 알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인류의 문명에서 균과 쇠는 현대 세계의 불평등을 만들어내었다. 지금 역시 숨겨져 있던 불평등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철기문화 하면 고리타분한 역사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지금과 미래를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문명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대규모로 식량 생산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잉여 식량으로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진천 석장리 고대 철 생산유적의 이정표를 보고 들어와 스마트폰 맵으로도 확인하였지만 여름의 에너지를 받고 자란 수풀이 너무 높게 있어서 발굴된 곳이 저 앞이라는 것만 확인할 수 있었다. 석장리 유적은 한국에서 조사된 최초의 고대 철 생산 유적으로, 인근의 삼룡리·산수리 요지와 함께 초기 백제의 생산 체제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철기 생산은 정복과 식량 생산으로 이어진다. 진천이라는 지역은 삼국시대뿐만이 아니라 그 이전에도 중요한 거점이었던 곳으로 지상식 대형 상형로(箱形爐), 반지하식 원형로 등 다양한 형태의 고대 제철로 26기가 확인되었으니 그 의미가 크다. 이곳에서 발굴되었던 대형 제철로는 그 형태상 일본의 고대 제철로인 상형로의 조형으로 생각되고 있어 초기 백제의 고도로 발달한 제철기술이 일본으로 전해졌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오래된 문명의 흔적을 찾는 것은 석장리 유적처럼 발굴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 있고 탄소 14와 탄소 12로 추정하는 방법이 있다. 이곳의 식물은 대부분 인간이 먹지 못하는 것이지만 탄소는 그 식물을 먹는 초식 동물의 몸을 형성하고 다시 그 초식동물을 먹는 육식동물의 몸을 형성한다. 누구나 죽듯이 죽으면 탄소 14가 붕괴되어 탄소 12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약 5,700년마다 그 함유량이 반으로 줄어든다. 

마을로 이어지는 동쪽 길을 따라 500m 정도 가다가 남쪽으로 보이는 낮은 대지상 구릉에 위치하는 충청북도(忠淸北道) 진천군(鎭川郡) 덕산면(德山面) 석장리(石帳里)에 소재한 삼국시대의 제철유적은 구산리(九山里)·석장리(石帳里)·기전리(璣田里) 등 인접한 세 개의 마을에 걸쳐 해발 105.2m의 야산에서 북쪽으로 뻗어 내린 완만한 구릉의 서쪽 사면(70∼75m)에 해당한다.

석장리 유적은 1994·1995년도에 조사된 A 구와 1996·1997년도에 조사된 B구로 구분되며 철의 원료인 철광석(鐵鑛石)과 사철(沙鐵)을 모두 사용한 것을 확인하였다. 조성시기는 A구 4-1호 구덩이에서 출토한 목탄 시료를 앞서 말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한 결과, 3세기 말에서 5세기 초로 나왔다고 한다. 금속의 운명은 아직까지 인류의 운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오늘날의 국제지형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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