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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7. 2020

일상 가운데 불경

진천 용화사 석조여래입상

굳이 출가를 하지 않아도 불경의 지혜로운 관점은 모든 사람의 마음에 평안을 주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이끌어주는 힘이 있다. 수호란 외부에서 보호하는 역할의 관점이 있고 마음을 수호하는 과점의 마음의 수호가 있다. 지혜는 번뇌를 만들지 않고 자비는 적을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도 모르게 사람의 마음속에 만들어지는 분노, 원망, 탐욕, 어리석음 등과 같은 것은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진천의 용화사라는 사찰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용화 사안에 자리한 거불이며 신라 말 고려초 불상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진천 용화사 석조여래입상은 진천 지역의 수호신이면서 김유신 장군의 공을 기리기 위한 송덕 불상으로 숭모되고 있다. 

거불의 뒷모습을 먼저 만나보면서 들어간다. 처음 보기에도 불상은 전체적으로 위엄은 있지만 디테일하게 만들어졌다기보다는 단순함을 넘어서 단조롭게 보인다.  큰 키에 비해 양감 없는 돌기둥형 신체, 거친 세부 표현은 얼핏 보기에 불상의 디테일함이 없어 기둥처럼 보이기도 한다. 충청남도 논산에 있는 관촉사의 석조여래입상이나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에 있는 충주 미륵리 석조여래입상처럼 고려시대에 유행하던 거불의 한 유형으로 보고 있다. 

사찰에서 밝은 자성을 인지하는 것은 결국 마음을 밝혀 본성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깨닫게 되면 대수인은 완전하게 갖추어진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줄 타는 사람이 되지 말라고 한다. 줄은 위태롭지만 마음으로 만들어놓은 길은 위태롭지 않다. 쾌락과 고통이 오가는 가운데 살면 줄 위에서 걷는 것처럼 위태롭게 삶의 평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지인과 정원에 갔다가 베란다에 미니정원을 만드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무언가를 키우는 것이 좋다면 반려견이나 반려묘보다는 식물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정적인 가운데 가만히 바라보는 것으로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움직이는 생명체는 생각보다는 접촉으로 외로움을 대신하게 한다. 용화사에서는 다양한 다육이들을 파는데 대부분 가격대가 저렴해서 좋다. 

거불인 진천 용화사 석조여래입상 앞에 섰다. 자세히 살펴보면 목·팔 등을 치장한 구슬을 꿴 장식인 영락(瓔珞)과 왼손에 쥐고 있는 줄기와 오른손에 쥐고 있는 연꽃이 있어 불상임을 알 수 있다. 이불상은 지리적 배경으로 볼 때, 당시 진천 지역에 거주하던 호족 세력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난에 얽힌 전설이 많아 호국과 관련하여 진천의 수호신으로 모시고 있으며 1984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38호 지정되어 있다. 

사람의 인생은 인연이 한차례 응집된 것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항상 머물며 변하지 않는 것도 없고 성공이라는 것도 인연 화합하여 생기는 것은 임시로 있는 것이어서 본성은 비었다고 한다. 세상 모든 것이 모두 인연 화합해서 생긴 것이며 인연이 분산됨에 따라 소멸되기도 한다. 전날 무리함으로 인해 피곤한데도 불구하고 이날 용화사를 찾은 것은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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