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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7. 2020

평화

남양 성모성지의 산책하기 좋은 시간

북한의 도발로 인해 대한민국이 시끄럽다. 결국 힘의 논리와 비대칭적인 군사적인 힘의 대결로 가게 될 것이다. 전국에 있는 수많은 땅이 군사적인 목적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 공항과 같이 상당히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하는 곳도 있고 포격 사격장과 같이 사람들이 출입이 절대 금지된 곳도 있다. 화성이라는 도시에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던 사격장이 있었던 곳이다. 궁극적으로 온전한 평화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인류문명이 지속된다는 가정 아래 불가능할 수도 있다. 

전국에 있는 성지들은 평화를 상징한다. 영원히 평화가 오기 힘든 이유는 사람들이 이득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 국가와 국가, 진보와 보수가 대결구도로 나아가면 그 사이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틈새가 만들어진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 자신의 편을 만들어야 하고 때론 물리력이나 군사력을 동원하기도 한다. 

충남과 충북, 전라도, 경상도 등의 성지들을 많이 방문해보았지만 화성시의 성지는 처음 방문해보는 날이다. 피의 역사가 시작되면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가장 아래의 사람들이다. 알려진 순교자도 있지만 많은 순교자들이 무명으로 남아 있다. 

다른 곳이 빠른 시기에 성지화가 된 것과 달리 남양 성모성지는 화성시의 오랜 불모지로만 남아 있었다. 수많은 무명 순교자가 피를 흘리며 죽어갔기 때문이다. 이곳이 성역화된 것은 1983년이다. 그 후로 지속적으로 가꾸어지다가 지금은 화성시에서 화성 8경 중의 하나로 지정하여 홍보하고 있을 만큼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성지를 가는 데에도 코로나 19의 경고문구를 볼 수 있다. 지금은 화성시의 한 지역으로 편입되어 있지만 남양이라는 지역은 서해안의 군사적 요충지였다. 행정과 사법권을 부여받은 종삼품의 도호부사가 이곳을 다스렸기에 인근에서 붙잡힌 천주교도인들이 이곳으로 끌려와 처형당했다. 


이곳은 성지라기보다는 평화의 중요성을 그리고 사람의 가치를 느껴볼 수 있는 공원과 같은 곳이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 사람의 가치를 이야기할 때 외면하기도 한다.  

다른 곳은 그냥 천주교 성지로 불리지만 병인년(1866년) 대박해 때 이름 없이 치명하신 많은 순교자들을 현양 하는 이곳은 최초로 성모 성지로 공식 선포된 곳이다. 

사람들의 정성이 모여 만들어진 남양 성모성지성당이 완공되어가고 있는 모습니다. 

그리스도교 문명권에서는 평화가 정의의 실현(평화를 위한 전쟁), 전쟁이 없는 상태로서의 질서유지(pax Romana)라는 정치적이고 적극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회정의의 관점에서는 권력의 독점이나 기본적인 생활이 보장되며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범죄 없는 안전한 사회가 온전한 평화이지만 매우 어려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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