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철학자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은 중요하다.

복수는 달달한 것일까? 저주일까.


복수와 관련된 영화나 책은 적지 않게 등장한다. 최근에 인기를 끌은 영화 '내부자들'역시 복수를 말하는 영화다. 자신만의 복수를 완성하기 위해 칼날을 휘두르면 그 칼날은 자신에게도 상처를 입힌다. 복수에 얽매이고 그것에서 떠나지 못하는 이상 자신 역시 그 행위의 여파에서 피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고통을 받는 것이다.


프랑스 작가 로랑 구넬의 소설인 어리석은 철학자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통 철학자라고 하면 현명한 사람을 일컫는다. 그러나 그런 철학자가 원주민 사회에 가면 현명하다고 보일까? 지성을 대표하며 현대 문명을 상징하는 인물 빅터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철학교수이다.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그에게 큰 변화가 닥친다. 그녀의 사랑하는 아내가 아마존 원주민을 연구하러 갔다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아마존 원주민 전체에 대한 복수심을 키우며 그곳을 찾게 된다. 아내를 죽게 만든 원주민에게 불행을 선물하고 어떻게든 간에 그들을 망가트리고 싶었던 빅터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작은 아르마딜로야, 난 널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진귀한 보물을 네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어. 가장 귀하고 가치 있는 보물을 말야. 그건 바로 삶이야. 삶은 '사랑할 줄 아는 자'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린 자'를 읻어버리거든.'


빅터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복수의 끔찍함에 대해 제대로 의식하게 된다. 무고한 사람들 누군가가 희생될 수 있다는 것은 조금도 계산에 넣지 않았다. 단지 복수만이 자신을 구원하고 마음의 평정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 평정은 없었다.


우리 대다수는 문명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남들이 원하는 것을 내가 얻으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물질적인 것으로 인해 마비된 상태에서 어떤 것이 삶의 가치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마치 마약에 취한 것처럼 미친 듯이 뛰어간다. 삶에서의 사랑은 타인과의 사랑이 있어야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그런 표면화된 가치에서 벗어나는 것부터가 삶의 의미를 찾을 자세가 되어 있는 것이다.


사는 지역, 집의 크기, 좋은 차, 명품 그 모든 것이 진정으로 당신이 원하던 것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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