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것이란 무엇인가.
길리언 플린의 소설은 '나를 찾아줘'라는 책을 통해 이미 접해본 경험이 있다. 여성의 심리를 디테일하면서도 차분하게 그려내는 능력이 있는 길리언 플린의 단편소설 '나는 언제나 옳다'는 분량이 적어서 그런지 아주 금방 읽을 수 있다. 커피 한 잔이 식기 전에 다 읽을 수 있는 단편소설은 분명히 매력이 있다. 가족 간의 갈등을 별 볼 일 없는 도시 빈민인 미혼모의 딸을 통해 바라본다. 그런 여성이기에 무엇이 맞는지 틀린지는 중요하지 않다.
매춘부이지만 지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여자. 집에 책이 14권뿐이지만 우연히 만난 의뢰인의 집에서 본 1,000여 권의 책들에서 가슴 뿌듯함과 부러움을 느끼는 여자. 지적인 것을 추구하다 보면 그 끝에서 무엇이 맞는지 틀리는지 더욱더 모호해진다.
독자들은 별 볼 일 없는 미혼모의 딸이며 그동안의 미천한 경험을 통해 사람들을 속이는 무당 같은 일을 하는 여자지만 조금이라도 진실을 말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끝까지 따라간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그녀의 믿음은 순식간에 흔들려버린다. 어딘가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지만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아빠, 냉정하면서도 누군가에게 의지하려는 수잔 버크, 창백한 얼굴의 어딘가 수상한 아이 마일즈와 관심 못 받는 아이 잭.
미국 드라마나 소설에서 고딕풍의 빅토리아풍의 저택이라는 배경은 단골 소재 중 하나다. 무언가 벌어질 것 같은 으스스한 분위기 속에 그 저택을 직접 지었다는 가족사까지 적당하게 믹싱 해서 넣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합리적이라고 나 스스로 믿도록 만드는 것! 옳진 않더라도 나름 합리적인 일 아닌가."
지금 당신 스스로를 속이고 다른 사람을 속이는 일을 하면서도 스스로 언제나 옳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