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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4. 2020

마당 있는 집

진천의 안승갑 고가의 고요함

마당이 있는 집은 콘크리트 구조물로 둘러싸인 아파트의 도시에서 무언가 마음속의 여유를 주는 느낌이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탁 트인 마당을 보면서 마음이 헛헛할 때 따뜻한 차를 앞에 두고 그 날 일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쉬이 마음이 채워지게 된다. 진천의 한 마을에는 오래전에 건립된 양식으로 복원된 안승갑 고가가 있다. 낙산(諾山) 안승갑(安承甲, 1922~1987) 선생은 일제강점기인 1922년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죽전리의 순흥 안 씨(順興安氏) 가문에서 한의사이자 시인인 안성호(安晟鎬, 1899-1957)와 오선예(吳先禮)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안승갑 고가가 있는 보련마을은 진천읍에서 보련길을 따라 8㎞ 정도 가면 연곡저수지가 나타나는데, 거기서 조금 더 가면 보탑사 가기 전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보련마을은 진천문화원에서 조성한 보련골 문화역사테마마을로 안승갑 고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문화 체험장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다. 

마을은 조용하기만 하다. 돌담마을과 같은 느낌이 들어서 보련마을만의 색채가 있다. 1987년에 현도 우체국 앞에서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 66세를 일기로 타계하여 선산인 우록리 이장산(二將山)에 안장된 낙산 안승갑 선생은 성격이 차분하면서도 정의감이 강해 국내외에서 항일독립운동을 하고, 국정 전반에 대해 건의하고 조언하여 사회정의 실현에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진천에는 고택이 많지가 않은 편인데 안승갑 고가는  조선시대의 전통적인 가옥 구조를 계승하여 1900년대 초에 건축한 ‘ㄱ’ 자형 돌기와 팔작지붕의 형태를 가지고 있어 살펴볼만한 가치가 있다. 

안승갑 고가는 마당이 있는 집의 형태로 지어졌다. 칸수는 정면 6칸, 측면 2칸 반으로 부분적인 겹집 형태로 본채의 구조는 좌측으로부터 반 칸의 뒤주가 부엌에 이어져 있고 안방과 윗방, 대청이 있다. 

안승갑 선생은 순흥 안 씨(順興安氏) 시조인 상호군(上護君) 안자미(安子美)의 27세 손이다.

마침 찾아갔을 때는 찾아온 분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안승갑 고가의 대청마루는 널찍한 편이며 매 칸마다 여닫이문을 설치하여 개방적인 형태를 띠고 있으며, 부엌은 정면 2칸 측면 2칸 크기로 전면 앞마당과는 쌍여닫이 판문으로 연결되어 있다. 

교육을 통한 항일운동을 했었으며 안중근 의사와도 교류를 했던 안승갑의 고가를 둘러보고 주변 마을도 돌아본다. 대부분 마당이 있는 집으로 고운 잔디가 마당에 깔려 있다. 일상을 여행할 때처럼 살면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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