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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3. 2020

모전천

흘러가는 시간 그리고 물

벚꽃길의 명소였던 모전천을 올해 봄에는 찾아가 보지 못했다. 도심 관통 하천인 모전천이 환경부에서 주최한 생태하천복원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2년 연속 환경부장관상을 받은 곳이기도 하지만 사람에게는 거리가 필요했다. 모전천은 그동안 149억 원을 투자해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하고 생태하천으로 복원해 수질환경이 대폭 개선해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천연기념물 수달과 너구리, 다람쥐, 왜가리, 꺽지 등이 서식하는 친화적 하천이 되었다. 

시간과 물은 앞으로 앞으로 흘러간다. 오래간만에 문경의 밤에 모전천을 거닐어 보았다. 모전천의 주변으로 조명시설이 잘 설치가되어 있어서 걷기에 괜찮은 곳이다. 사람도 이 시간을 잘 보내야 하지만 모전천에 살고 있는 수달도 잘 보내야 되는 시간이다. 

수달 캐릭터가 있는 것은 이곳이 생태하천으로 의미가 있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수달과 함께 인증숏을 찍어볼 수도 있다. 작은 수생동물이라면 무엇이나 먹으며, 집단으로 물고기를 사냥하기도 하는 수달은 장난을 좋아하는 유명한 동물이다. 

몇 년 동안 계속 문경을 찾았기에 조금의 변화도 잘 보일 수밖에 없다. 모전천도 확실하게 깨끗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생태하천으로의 복원을 통해 사업 시행전 BOD가 1.5mg/L로 오염된 하천에서 2018년 BOD가 0.5mg/L로 la등급 (매우 좋음)의 맑은 하천으로 거듭났다고 한다. 

모전천은 '새재옛길에서 만난 양지 쉼터'라는 주제로 상류 지역은 집중호우에 대비한 저류지 설치로 침수를 예방하는 농촌형, 도심 구간인 하류는 징검다리·소공연장·산책로 등 주민 휴식공간으로 개선한 도심형 소하천으로 정비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깨끗해져서 어디선가 수달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징검다리를 건너서 반대편에서 걸어보기도 하고 다시 벽화를 보면서 천변에서 놀이를 했던 어릴 적의 기억도 다시 되돌아본다. 

벚꽃거리로 유명한 모전천의 여름에는 수달이 어디선가 살며 양측으로는 수선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자연스럽게 보이는 풍경 속에 자연의 생태계도 자리하고 있다. 모전천의 품에 안겨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 수달의 앞날은 당장 물고기 사냥에 나서야 하고 새로운 환경에도 적응해야 하지만 인간과 공존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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