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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5. 2020

맑은 곳에서

평안한 마음의 청안

맑으면서 평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소망이지 않을까. 좋은 날 마치 마음의 고향과 같은 괴산의 청안면을 찾았다. 맑은 곳에서 평안한 마음이라는 한자의 청안은 내륙지역의 고요한 곳이다. 마지막에 왔을 때가 지난해 겨울이었는데 올해 여름에 찾아가 보니 에너지는 넘쳤지만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한글로 표현되는 것과 한자로 표현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한글을 사랑하지만 한자를 자세히 살펴보는 편이다. 한글은 표면적이며 명확하지만 함축적인 의미의 한자와는 다른 면이 있다. 칠보산(540m) 일대에서 청안천과 괴곡천이 발원하여 북서쪽과 남동쪽으로 각각 흐르는 곳에는 청안면 다목적 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일상을 조용하게 보내기에 좋은 곳이 청안면이다. 여름이 되면 연상되는 꽃은 인동꽃이다. 흰 꽃과 노란 꽃이 한 나무에서 나란히 붙어서 피어나는 인동의 노란 꽃은 금화, 흰 꽃은 은화라고 하여 금은화라고 부른다. 색을 두고 길조를 상징하는 식물이기도 하다. 삶은 물로 목욕하고 술로 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인동차다. 달콤한 향기로 마시는 인동꽃차는 스트레스와 우울을 솎아주는 치유의 차다. 

누군가의 우울을 씻어주었으면 하는 인동 꽃차를 상상하며 그늘이 진 천변길을 걸어본다. 

바오밥나무의 뒤로 규모가 적지 않은 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정자의 풍채가 창경궁 함인정에 못지 않다. 함인정은 6단의 장대석 기단을 높게 쌓은 위에 정면 세 칸, 측면 세 칸의 건물로 실내 중앙에는 기중 간격이 넓은 한 칸의 중앙부가 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바오밥은 안자자비(Anjajavy) 숲과 마다가스카르 특유의 건조한 낙엽활엽수림의 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바오밥나무속(Adansonia) 학명은 바오밥을 연구했던 18세기 프랑스 자연학자 미셀 애더슨(Michel Adanson)을 기리기 위해 붙여졌다.

시원하게 열린 공간이기에 마을의 모임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청안면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청안루라고 해도 좋았을 텐데 원래 건물 이름이었던 청당루를 그대로 사용하여 복원한 것이다. 

이곳은 면소재지 정비사업으로 농어촌지역의 거점 중심 공간인 면소재지 지역에 교육, 문화, 복지시설 등의 다수의 주민이 이용 가능한 적정 수준의 시설을 확충함으로써 면소재지의 거점 기능을 강화하고 기초서비스 기능의 향상을 도모하여 만들어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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