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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7. 2020

1주년

논산 돈암서원 세계유산 1주년

다른 나라도 그렇지만 한국 역시 태어나고 혹은 선정되고 나서 1주년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작년 한참 더울 때인 7월 한국의 서원중 9곳이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선정이 되었다. 우리의 정신과 그 얼을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남겨놓을 가치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20 세계유산 축전-한국의 서원’ 개막식이 지난 3일 안동 도산서원에서 열렸는데 이번 축전은 도산서원을 비롯한 9개 서원(소수, 남계, 옥산, 필암, 도동, 병산, 무성, 돈암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7월 한 달 동안 서원별로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한다. 논산에 있는 돈암서원에서는 오는 목요일(9일)부터 토요일(11일)까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작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되었다고 글을 썼는데 벌써 1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을 보면 하루하루를 그냥 허투루 보낼 수 없음을 다시금 느낀다. 이제 서원에서도 본래 남성 선비들에게 허용된 알묘(謁廟·사당에서 위패에 예를 표하는 일)를 2002년 수련원 여성도 할 수 있게 했는데, 올해부터는 일반인에게도 기회가 돌아가게 된다. 

안동에  있는 도산서원에도 가본 적이 있지만 논산의 돈암서원도 그에 못지않은 역사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돈암서원의 강당인 응도당에서 정회당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정회당은 응도당과 같은 라인에 있다. 

‘정회당’이라는 편액을 건 김계휘 선생은 이곳에서 강학을 하며 후학을 양성했던 곳이다. 정회당은 사계 김장생 선생의 아버지인 김계휘 선생의 서재로 대둔산 고운사 경내에 있었다. 아들을 키워낸 김계휘 선생도 대표적인 충청도의 유학자다. 

그냥 피곤함이 느껴져서 응도당으로 가서 잠시 누워본다.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볼 수가 있었다. 대청마루는 대청마루만의 매력이 있다. 응도당 옆에 있는 정회당은 약 460여 년 된 건물로 고운사 터에서 1954년에 이곳으로 옮겨왔다. 비교적 작은 한옥이지만 김장생 선생의 부친인 김계휘 선생의 숨결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대청마루에 올라가서 돈암서원이라는 이름을 살펴본다. 돈암이라는 이름은 논산에 있는 바위의 이름이다. 그 바위가 있던 곳에 원래의 돈암서원이 있었다. 현재 돈암(遯巖)은 숲말(임리 1구)의 김집 선생 사당에서 신림 마을로 가는 길모퉁이에 있다

바위 전면 2m 높이에 ‘돈암(遯岩)’이라는 글자가 20㎝ 정도의 크기로 새겨져 있는데 현재 ‘돈암’의 한자는 달아날 둔(遯) 자에 바위 암(巖) 자를 쓰는데, 원래는 숲 속에 박힌 바위 형태가 돼지 모양을 하고 있어 돼지 돈(豚) 자에 암(巖) 자을 썼다고 한다.

돈암서원은 여러 번 찾아와 보았지만 돈암이라는 바위는 아직도 보지를 못했다. 

안으로 들어가서 문화해설사분에게 돈암서원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의 행사가 언제  진행되는지 물었다. 목, 금, 토요일에 연속으로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가 되며 하루 종일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되면 협약을 맺게 되는데 영문과 한자 등으로 같이 그 내용을 기록한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서원, 한국의 성리학 교육기관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한다는 내용으로 아래에는 등재 일자가 새겨져 있다. 이 목록의 등재는 모든 인류의 이익을 위해 보호되어야 할 문화 또는 자연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오는 목요일부터 진행되는 행사에 개인 방역을 하면서 돌아보아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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