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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7. 2020

문경 다슬기

농암면의 계곡과 대정공원 

즘 같은 날씨가 다슬기 잡기에 딱 좋은 날이긴 하지만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과도한 욕심은 금물이며 음주나 몸의 상태를 봐가면서 해야 한다는 점이다. 필자도 다슬기를 잡아본 적이 있어서 그 느낌 잘 알지만 적당하게 잡는 것을 선호하는 터라 어두워지면 바로 그날의 일정을 멈춘다. 시야가 확보되는 곳에서 다슬기를 잡는 것이 좋다. 다슬기가 나오는 계곡이나 하천은 겉보기와 달리 유속 변화가 심하고, 깊게 파인 곳이 있어 수심이 급격하게 변하는 곳이 많아 안전사고 위험도 있다. 

농암면의 교차로에 오면 항상 이곳을 지나쳐가게 된다. 개 바우공원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농암 장터가 열렸던 곳이다. 운강 이강년 선생이 이곳에서 안동부 관찰사 김석중과 군졸 두 명을 처단한 곳이다. 

관찰사의 직급이 상당히 높다.  종 2품의 문관직으로서 도마다 1명씩 두었으며, 감사·도백·방백·외헌 등의 별칭이 있다. 운강 이강년의 결단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경의 영강이 휘감아 도는 이곳의 수심은 얕아서 다슬기를 잡기에 괜찮은 곳이기도 하다. 지난 3년간 사고는 다슬기 채취가 가능한 5∼9월에 발생했고, 한여름인 6∼8월 집중해서 일어났다고 한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도가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22건, 충북 21건, 경기 18건, 경북 16건, 전남 10건, 전북 9건, 대전·충남 6건, 부산 1건 순으로 나타났다.

농암면에는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는 대정공원이 있다. 농암교에서 노르목고개를 지나 잣나무 고개가 있는 하율교까지는 큰 비가 내리지 않았을 때는 영강의 수심이 낮아서 다슬기를 잡기에 좋은 곳이다. 

이곳 대정숲에서는 무료 캠핑이 가능한 곳이지만 편의시설은 약간 부족하니 참고하면 된다. 농암의 역사와 고향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대정숲에서 면민화합과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제14회 농암면 단오축제’가 이곳에서 열리기도 한다. 

문경변의 아름다운 영강은 물이 맑아서 좋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영강과 문경만의 산세의 아름다움을 만끽해봐도 좋다. 이곳에서 계속 가면 문경의 대표계곡인 쌍용계곡을 만날 수 있다. 

지나가다 보면 이곳에서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영강은 길이 78㎞에 이르며 동북쪽으로 흘러 문경시 농암면 중앙을 흐르는 농암천(籠巖川)이 되고, 농암면과 가은읍의 경계에서 산지를 곡류하면서 동북류하여 영강이 된다. 

한가한 날 다슬기를 잡기 위해 나온 사람들의 모습에서 일상을 찾아가는 것 같아 보인다. 다슬기는 민물에서 살기에 날 것으로 먹으면 안 된다. 고소한 맛이 전체적이나 끝 맛이 살짝 쓰다는 것이 특징인 다슬기가 들어간 음식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지만 잡는 것보다는 음식을 내놓은 것을 먹는 편이다. 아무쪼록 사람 잡는 다슬기보다는 잡는 묘미의 다슬기를 만나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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