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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29. 2016

신뢰는 돈이다.

당신은 믿음을 주는가요? 

믿음, 신뢰, 약속 이런 단어에는 공통점들이 있다.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혹은 다수와 상호 쌍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누군가에게 믿음이 가고 누군가는 신뢰할 만 하고 누군가는 약속을 지킨다. 그런데 이런 것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정작 중요한 것을 가볍게 생각하고 살아가면서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허세가 있는 사람일수록 아무렇지 않게 약속을 남발한다. 그리고 약속을 못 지키는 것에 대해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지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그런 단어가 아니다. 약속을 계속 지키다 보면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신뢰가 생기면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이나 말에 믿음이 커지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믿음은 사기 치기 위해 거짓 신뢰를 쌓는 것은 제외) 


정부는 고금리로 신용대출을 받는 서민들을 위해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는다고 한다. 보통 신용대출을 받을 때 신용등급이 1~3등급이 되는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사람들의 금리는 5~8% 정도이고 4등급 ~ 7등급은 저축은행 등에서 20% 정도의 대출을, 그 이하의 경우는 대부업체 등에서 30% 후반대로 받을 수 있다. 지금 대출형태는 초반과 후반 금리의 대출 상품만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10%~15%의 중금리 대출을 내놓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우선 정부는 1조 원 규모의 대출 상품을 내놓는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대상은 4~7등급 중등급 신용자인 약 7백만 명이 그 대상이다. 금융권에서는 관치금융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급하게 돈이 필요한 계층에게는 필요한 상품이긴 하다. 비교적 높은 금리로 대출받던 사람들에게 중금리로 대출이 가능한 이유는 중간에 대출 리스크를 줄여줄 보험사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대출받은 사람이 돈을 상환하지 못하면 보험사가 이를 대신 금융사에 내주어야 한다. 그럼 모럴해저드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건 은행에서도 연체가 되는 것에 대해 관리가 잘되지 않는다면 은행에서도 일부 책임을 지어야 하고 대출자에게도 불이익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금리 대출의 상환기간은 6개월 이내다. 


대출 이야기가 나오면 늘 나오는 서민들의 이야기가 있다. 은행 돈 한 번 쓴 적 없는데도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대출받기 힘들다던가 등급이 나쁘지 않았지만 저축은행에서 대출 한 번 받았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이 떨어졌다는 스토리다.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타당해 보인다. 은행 입장에서 돈 한 번 안 쓴 것은 신뢰관계가 없다는 의미다. 그러면 돈이 필요가 없는 데에도 빌려 써야 하냐라고 묻는다면 그건 당신이 선택할 문제다. 혹시 돈이 필요할 미래를 위해 돈을 갚겠다는 약속을 하고 여러 번 약속을 지키다 보면 신뢰가 생긴다. 은행 입장에서 그런 관계가 한 번도 없었던 사람에게 돈을 빌려줄 이유가 없다. 


그리고 돈은 금리가 높을수록 빌리기가 쉽다.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명함의 대출업자에게 전화하면 바로 달려와서 빌려준다. 금리가 낮으면 낮을수록 빌리기가 힘들고 조건도 까다롭다. 그런데 금리가 낮은 시중은행에서 받지 않고 높은 금리의 저축은행에서 받는 사람을 은행은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게 된다. 자신은 신뢰가 낮은 사람이 아니라고 아무리 외쳐봐야 은행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오로지 돈을 갚은 약속의 기록과 미래에 돈을 상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직업군 등을 보고 신용대출을 해줄  수밖에 없다. (여기서 은행-기업과의 유착관계에 의한 손실은 제외하자. 그건 정상적인 것이 아니니까.)


앞서 말한 대로 모든 사람에게는 신뢰지수가 따로 매겨진다. 쉽게 돈을 벌려고 하는 직종에 있는 사람일수록 약속을 잘 안 지키는 경향이 있다. 공약을 잘 안 지키는 국회의원도 포함이 되는가?라고 묻는다면 정치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그 대답은 유보하려 한다. 대게 술을 파는 유흥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약속 개념이 일반 직장인보다 상당히 느슨하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사는 게 중요하지 한 달, 1주일, 내일의 약속은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경우가 많다. 못 믿겠다면 그들과 약속이나 돈거래를 해보면 된다. (그 업계에 종사한다고 해서 100% 모두 그렇지는 않다.) 그런데 그것은 은행도 잘 알고 있다. 유흥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위해서는 담보대출이 아니고는 거의 불가능하다. 


신뢰의 반대 영역에 위치한 단어 중에 거짓이 있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혹은 돈을 벌기 위해 거짓말을 하다 보면 거짓말이 쌓여 가다가 결국에는 자신조차 흐릿하게 만든다. 신뢰가 있는 사람들은 동행해도 된다는 믿음이 생긴다. 신뢰를 돈으로 환산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사람 관계와 사회에서는 신뢰는 돈으로 본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쌓은 신뢰로 어떤 이는 1,000만 원을 4% 이율로 빌리고 어떤 이는 35%로 빌릴 수 있다면 그 차이는 1년에 300만 원이 넘는다. 


예전에 고등학교 때부터 매우 친했던 그리고 같이 모임도 하고 있는 친구에게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작은 건설업을 하고 있는데 공사대금을 받기 위해 인건비를 지급해야 하는데 그 돈이 모자라서 빌려달라는 부탁이었다. 단호히 거절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을지는 몰라도 신뢰는 없었다. 문제는 돈에 너무 집착하는 그 성격 때문이었다. 자신의 돈은 소중하지만 상대방의 돈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은행에도 신뢰가 별로 없었던 그 친구는 결국 손해를 보고 사업을 접었다. 섭섭하다고 생각했는지 한 3년을 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모임에서 만난다. 


사람은 한 명씩 솔직히 이야기하다 보면 안 착한 사람이 없다. 그러나 착한 것과 신뢰는 별개다. 누구보다 돈 많이 벌고 싶고 폼나게 싶어 하는 것이 잘못인가? 그것만을 놓고 보면 잘못은 아니지만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거짓으로 점철되어 있다면 잘못된 것이다. 제대로 된 사채업자라면 신용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자를 깎아준다. (사채업자의 사업이 바람직하지 않지만 대부업에서도 못 빌리는 사람들에게는 필요악이다.) 신용이 없는 사람일수록 아무렇지 않게 돈을 빌리고 그 늪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사채업자는 그런 사람들에게는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만큼 가혹하다. 


당신은 약속을 남발만 하는가? 지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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