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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9. 2020

안심사

맑은 바람이 부는 시간의 청양 사찰

마음의 안심이 필요해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안심사라는 사찰을 가니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었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사찰이라서 고즈넉함보다는 깔끔함이 있는 곳이다. 충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칠갑산 자락에 자리한 안심사 (安心寺 )는 ‘우리들 마음 쉬는 곳 ’이라는 뜻으로 매년 봄이면 영산홍이 만개하여 ‘아름다운 사찰 ’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안심사는 비구니의 사찰이다. 직접 가보니 스님은 없고 비구니들만 만나볼 수 있었다. 불교를 믿기 위해 출가한 여자가 사미니(沙彌尼) 생활을 거쳐 2년 동안의 시험기간인 식차마나(式叉摩那)로 있다가 평생을 출가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인정되면 348계를 받을 자격이 주어진다. 

사찰을 가보면 스님과 비구니들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안심사의 이곳저곳에 쓰여있는 문구를 보면 남성적인 느낌보다는 여성적인 느낌이 묻어난다. 

안심사의 건물과 문구는 모두 한글로 쓰여 있다. 식차마나니계는 사미니 스님이 비구니계를 수지 하기 전 받아야 하는 계로, 비구니 스님이 되기 위한 첫 관문이다. 비구보다 비구니에게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이 된다. 

찾아간 날 한 비구니가 차를 한 잔 마시고 가라고 하면서 한 건물을 안내해주었다. 어떤 분은 마스크가 없으면 한 장 주겠다고 하면서 마스크도 건네준다. 그냥 멀리서 한 바퀴 돌아보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불교에서 참선의 목적은 자비심과 자비심의 실천에 있다. 한적한 곳에서 만나는 햇살, 부드러운 바람과 달고 맛있는 한잔의 커피를 들고 안심사를 돌아본다. 

사람에게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마음의 이끔에 따라 어떤 상황에서도 벗어날 수가 있지만 그것도 마음의 단단함에 달려 있다.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뒤로 물러나지도 못하는 상황을 사면초가라고 한다. 사면초가는 항우를 패배로 이끌게 된 상황에서 비롯되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초나라의 노래로 인해 초나라 군사들은 심리전에서 무너진 것이다. 

산신각에 올라가면 안심사의 경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말에 걸어서 올라간다. 산신각으로 올라가는 길은 마치 하동의 차밭을 가로질러 올라가는 느낌이다. 사찰은 차와 잘 어울리니 이곳도 차밭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삶의 불만족의 연속이듯 인생은 결코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때가 많다. 때로는 기쁘고 즐거운 일도 있고 때로는 힘들고 괴로운 일도 있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내가 지은 인연의 흐름이기에 항상 조심하면서 행동해야 한다. 안심사의 경내의 중심에는 정중탑이 있다. 정중탑은 높이 6m, 화강암으로 된 삼층석탑으로 탑에 모셔진 사리는 미얀마 민쟌 샤사나조티카용사원 적멸보궁에서 1999년 10월 이운해 온 것으로 부처님 조성 당시 일부를 모시고, 정중탑에 나머지 사리를 봉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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