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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1. 2020

잘 먹는 일

옥천에서 먹어본 복어 지리

생전에 위염이라는 것을 겪어볼지 몰랐다. 최근에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절로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식욕상실과 구토, 상복부 통증, 갈증 등의 대표적인 위염 증상이 있는 것을 보고 병원을 찾았다. 무엇이 원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생각보다 괴롭다. 병원을 찾아갔더니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잘 먹는 일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평온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된다. 

위염은 스스로 가라앉기도 한다고 하는데 보통은 잘 쉬어야 한다. 가까운 옥천에 가서 복어 지리를 먹어보았다. 오래된 분위기의 음식점에서 만난 복어 지리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매운 것이나 짠 것이 영 당기지 않은 것을 보면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했던 것 같다.  

한방에서는 복어의 성질이 서늘하기 때문에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고, 정신을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 음식점에서는 다양한 음식이 사이드 메뉴로 나온다. 약간은 바삭한듯한 이 전은 고소하면서도 쫀득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복지리는 커다란 냄비에 손질된 복과 콩나물을 넣고, 그 위에 향긋한 미나리를 올려 끓여내는데 졸복으로 만든 복어 지리보다 일반복이 더 맛이 좋은 편이다.  삶을 수록 흐물흐물해지는 다른 생선과 달리 복어살은 닭고기처럼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좋다. 

미나리는 많이 끓이지 않고 떠서 먹는 것이 아삭한 맛과 향이 좋다. 잘 먹는 일이 참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잘 챙겨 먹지 못한 것인가. 이번에 아파보니 위라는 것이 몸에서 얼마나 중요한 장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에 문제가 약간이라도 생기면 두통과 갈증은 옵션으로 생겨난다. 위액분비와 위 운동은 미주신경과 교감신경계가 조절하며, 정신적 스트레스가 위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는데  정신적인 것이 이번에 영향을 미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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