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Jul 13. 2020

취업과 기회

다양성을 인정하기 싫은 한국사회

일부 청년들과 정치인들과 언론까지 가세하여 인천 국제공항 정규직 사태를 두고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 비정규직으로 들어가서 정규직으로 들어간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굳이 인천 국제공항을 왜 인국공이라는 단축어를 사용하는지 모르겠지만 마치 어떠한 집단으로 귀결하고 비난의 대상으로 삼기 위한 것이라고 보인다. 우선 오랜 시간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말하는 것에 문제가 없을까. 과연 한국사회가 공평하고 공정하다고 생각되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집안마다 경제사정이 다르고 교육에 대한 관점도 다르고 환경도 너무나 다르다. 이런 환경에서 누구나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할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사교육에서도 차이가 나고 교육의 기회에서도 자본의 논리가 적용이 된다. 그것이 과연 공평한 교육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까. 그들이 말하는 공평과 공정이 있어야 한다면 모두가 같은 환경에서 같은 교육을 받으며 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환경은 불가능하다. 태어날 때부터 기울어져 있는 환경에서 줄 세우기를 한다면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배자만 존재하게 된다. 


지금 취업을 하려는 청년세대들은 사회가 줄 세우기 과정을 통해 기회를 주는 아주 불합리하지만 이상하게 공정하게 보이는 경쟁을 하고 있다. 왜 토익점수나 출신 대학 등에 매몰되어 본질적이며 다채로운 능력이 가려져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좋은 대학으로 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교육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그들만의 능력으로 잘나서 간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단순비교를 하자면 어떤 집안은 부모가 너무나 무능력하거나 가난해서 밥도 못 챙겨주고 당연히 교육에도 신경을 쓰지 않고 어떤  집안은 부모가 여유로워서 밥도 잘 챙겨주고 학교까지 등하교까지 시켜주며 사교육도 충분히 시켜준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스스로 밥을 챙겨 먹고 버스값이 없어서 걸어 다니고 사교육으로 짧아질 교육의 기회가 없는 사람과 동일 비교가 가능할까. 높은 토익점수와 시험에  필요한 과목을 준비하기 위해 지원이 있어 수년 동안 준비할 수 있는 청년이 있는 반면 바로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청년이 있다. 당연히 비정규직으로 취업해서 먹고살 수밖에 없다. 


선진국 역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있지만 비정규직의 임금이나 처우가 똑같거나 오히려 높다. 즉 안전성과 임금, 대우 등을 합쳐 100%의 가치라고 본다면 어떤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비정규직은 불안전한 측면이 있기에 임금에 비중을 두는 것이다. 한국은 승자가 모두가 독식해버린다. 임금, 대우, 안전성까지 모두 정규직에게 주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해야 한다. 


지금 정권은 줄 세우기가 문제가 있기에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줄 세우기를 통해 열심히 줄 서왔던 청년들은 억울한 것이다. 왜? 대상이 자신이어야 하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팩트는 상관없이 언론과 정치인은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 분노하라 청년이여. 이런 불공평한 세상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말하면서...


그들에게 청년들의 삶이나 직장의 안정성은 관심 없다. 이슈화시키고 세력화하는 데 성공하기만 하면 된다. 언젠가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로 나가야 한다. 굳이 가격도 저렴하지 않은 토익시험을 보면서 점수 경쟁을 할 이유가 사실 없다. 어떤 시험들은 죽어라 노력한 것은 평가할 수 있지만 업무능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생활, 소득, 환경, 사는 지역이 모두 다양한데 어떻게 공평하고 공정할 수 있을까. 정규직의 문제는 다양함을 획일함으로 억지로 맞추어가면서 생긴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이 된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의식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