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Jul 21. 2020

플랫폼 인간

바뀌는 직업 속에 부품으로 자리 잡다. 

작년에 상당히 불쾌한 경험을 했는데 그것이 플랫폼 서비스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쏘카, 쿠팡, 배달의 민족, 대리운전 등은 모두 플랫폼 기업이다. 한국에 자리 잡은 플랫폼 기업들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음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수익을 올린다. 기존의 서비스를 대체한 것에 불과하기에 혁신은 없다. 즉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창출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점차적으로 증가하던 플랫폼 서비스는 코로나 19로 인해 플랫폼의 수요도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일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플랫폼 인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플랫폼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마치 부품과 같은 존재처럼 일한다. 플랫폼은 그냥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주는 역할만 한다. 일하려는 사람은 많고 그 속에서 수익률에 따라 수수료를 떼어가는 것이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다른 사람으로 빠르게 대체가 된다. 일하는 시간만큼 돈을 버는 자유(?)를 누릴 수도 있지만 지속적인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무리한 일도 감내해야 한다. 


문제는 플랫폼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손해를 일하는 사람이나 공급자 혹은 소비자가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쏘카의 경우 플랫폼은 제대로 갖추어놓지 않았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보험도 들고 면책금도 분명히 확인했는데 어떻게든 간에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려고 한다. 쏘카에서 차를 필요한 곳에 가져다주는 서비스가 있는데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바로 플랫폼 노동자다. 그들은 차의 상태나 상황을 판단하지 않는다. 즉 직원이 아니기에 특정 시점의 서비스만 제공하고 사라지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플랫폼 기업이 수익을 계속 극대화하면 결국 플랫폼 노동자가 1차적으로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그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 플랫폼 기업은 공급자에게도 과도한 광고료를 요구한다.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플랫폼 기업의 달콤한 수익은 노동자, 공급자, 소비자에게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플랫폼 기업들이 과점이 되기 전까지 손해를 보면서 투자를 하는 것은 그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어차피 사람이 모여들었고 그 이후부터는 가격 결정권이 생긴다. 


플랫폼 인간은 생명체로써 존재하기보다는 플랫폼마다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부품과 다름이 없다. 이미 다른 분야로 확산되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각종 이벤트와 달콤한 할인에 우선 이용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달콤함이 사회문제의 양분처럼 활용되게 될 것이다. 현명한 소비와 서비스의 이용은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들과 공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마인드가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취업과 기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