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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3. 2020

랜선 설성(雪城)

내년을 기약하는 음성의 대표축제

충청북도 음성은 농업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지역이다. 그래서 다양한 농경문화가 그곳에서 전해져내려 오는데 설성 문화제도 그런 문화를 계승하고 있다. 음성에서 열리는 설성문화제는 그 지역명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  음성(陰城)이나 설성(雪城) 등으로 불려졌는데  향토 문화 축제가 추구하는 고유 민속 문화의 창달·계승·발전과 현대 문화를 어울리게 하려는 목적으로 설성이라는 이름으로 개최하기로 한 것이 지난 1982년이다. 

올해 하반기 개최 예정이었던 음성군 대표 축제로 제21회 음성 품바축제, 제39회 설성문화제, 2020 음성 명작 페스티벌이 있지만 코로나 19 확산 방지와 군민 여러분의 안전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전격 취소되다. 올해는 랜선으로 과거에 열린 설성문화제를 기억할 수밖에 없다. 

랜선 여행이라는 말이 이제 익숙해져가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익숙하지 않은 여행의 한 방법이었다. 여름휴가로 해외를 가지 못해 아쉬운 사람들을 위한 상품이 속속 출시되기도 하는데 온라인으로 국내여행을 떠나는가 하면 비행기 기내식을 따라한 도시락이 나오기도 했다. 집에서 조금은 고급스러운 취향을 저격하는 상품도 같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음성에 내려오는 음성의 소리는 농업과 관련이 있다. 지난번에 갔을 때는 장승을 만드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음성지역의 대소면 삼호리 집터 다지는 소리, 음성읍 한벌리 담방구 타령, 감곡면 월정리 베 짜는 소리·명잣는 소리·시집살이 노래 공연과 거북놀이가 재연되는데 초가을의 따사로은 햇살 속에서 음성만의 매력이 담겨 있다. 

음성 거북놀이는 추석에 다음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전통놀이였다. 음성 민속박물관에 가도 접해볼 수는 있다. 음성이 민속예술놀이가 발달된 지역이며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어서 그런지 축제장 곳곳에는 체험문화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 

'랜선'은 인터넷 연결선을 의미하는 단어로 최근엔 온라인상의 모든 활동에 붙이는 수식어로 활용된다. 지금이야 무선으로 대부분 연결되지만 유선으로 연결되는 랜선은 인터넷에 필수였다.  '랜선 여행'은 온라인에서 즐기는 여행이라는 뜻이다. 오감으로 느끼는 감흥에 비할 순 없지만, 누구나 마음껏 평소 가고 싶었던 여행지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다는 건 분명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단열도 좋고 보온도 좋아서 우리 땅에 아주 잘 어울리는 재료인 짚을 꼬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내년에는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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