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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4. 2020

축적의 가치

석탄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았다. 

검은 황금이었던 석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아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전기를 만들어내는 화력발전소나 20세기에 주요 에너지원이자 가정의 난방연료로 사용했던 연탄으로 변신할 수 이 있을까. 모든 것의 진정한 가치는 오랜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빛이 난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석탄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시간을 보면 진정한 시간이 만들어낸 가치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 모습이 전혀 다른 식물에서 석탄은 만들어진다.  식물은 지하에 묻혀 오랜 지질시대 동안 열·압력의 영향을 받게 되어 탄화(炭化)가 진행된다. 보령 석탄박물관에 가면 이 변화과정이나 석탄과 관련되어 일했던 광부들의 직업세계를 간접적으로 접해볼 수 있다. 석탄의 구성성분은 식물의 목질부에서 유래한 부식탄(humic coal)과 식물의 화분·포자 등으로 구성된 부이탄(sapropelic coal)으로 구분된다. 

화석연료의 시대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21세기에도 석탄이나 석유는 상당히 오랜 시간 그 지위를 누릴 듯하다. 전기차 시대가 오더라도 그 전기를 만드는 재료로 화석연료는 매우 유용한 편이기 때문이다. 환경은 친환경적인 것 같지만 연료는 아직 친환경적이지는 않다. 

우리나라의 석탄 소비는 대부분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무연탄인데 석탄은 1960, 70년대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에 원동력이 되어 국민 연료문제 해결해주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석탄의 주요 용도는 연탄이지만 화력발전소에서는 지금도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휘발성 물질이 3~7% 정도이고, 고정 탄소의 함량이 85~ 95% 정도로 높은데 불완전 연소가 일어날 땐 일산화탄소 가스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한국의 석탄 매장량은 약 16억 t이며 가채량은 약 7억 4,000만 t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주생산지는 강원도 삼척·정선과 호남·충청남도 지역으로 충청남도 탄전이 7.2%를 차지하고 있는데 보령지역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가치가 지금은 많이 잊혔지만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무척 중요한 에너지원이었다. 한국에서는 무연탄이 생산되고 있으며 고생대 평안계(平安系) 지층에 가장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 현재 발전용 석탄 공급 가격이 천연가스보다 낮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석탄화력과 일반적인 가스화력 간 효율 차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석탄 공급가가 낮아져야 한다. 

석탄이 만들어지는 시간이 길기에 다양한 화석과 같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가끔 석탄을 캐며 살던 탄광촌이 활성화되었을 때의 시간을 돌아가 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당시에는 괜찮은 수입을 받았기 때문에 탄광촌 주변으로 상권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석탄화 작용의 첫 단계는 이탄(泥炭)의 형성인데 말 그대로 설익은 상태의 석탄이라고 보면 된다. 조개탄 또는 가루형의 보일러용으로 적당한 연료가 되고 가스 생산에도 이용되지만 압력을 받으면 이탄은 건조되고 단단해져 저질의 석탄이나 갈탄이 되며, 압력이 더욱 커지고 시간이 경과되면 역청탄이 된 후에 극심한 압력 하에서는 무연탄이 된다. 즉 지금의 석탄은 이탄의 완성 버전이라고 할까. 

연탄보일러가 일반적이었던 때에 어릴 적 시기를 보냈다. 연탄의 일산화탄소가 폐 속에  들어가서 얼마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고 아픈지 잘 알고 있다. 연탄은 화력이 강하면서도 오래 타고 다루기 쉬우며 경제성 또한 높아서 1950년대 이후 가정의 난방용으로 널리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난방용으로 연탄이 사용되면서 연탄은 우리나라 산림의 녹화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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