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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6. 2020

집대성 (集大成)

배움으로 이룬다는 만경 향교

최근 불미스러운 일들이 사회에서 많이 벌어지고 있다. 모든 것을 모아서 크게 이루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이다. 이윤이 생기는 것에 성인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시기에 알맞게 하며 자신의 행실을 항상 돌아보는 것이 사회지도층의 기본 덕목이다. 지혜로움은 기교이고, 성스러움은 힘이다. 지금의 정치인들 중 집대성이라는 의미를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사회를 시끄럽게 만드는 것보다 조용하게 나아감이 필요한 시간이다. 

비가 주적주적 내리는 날 김제 만경 향교를 찾아가 보았다. 항상 보는 하마비는 이제는 너무나 익숙하다. 만경에는 동헌(東軒)이 있었는데 그 서편에 만경 향교가 설립되었다. 그 이후 1620년(광해군 12)에 소실되었으며, 1637년(인조 15) 현재의 위치로 옮겨 중건하였다.

만경 향교의 안에 있는 건물들을 보려면 왼편으로 올라가서 조그마한 철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외삼문은 안에서 닫혀 있기 때문이다. 정면 3칸과 측면 2칸의 맞배지붕으로 된 대성전, 정면 5칸과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된 명륜당, 정면 4칸과 측면 2칸의 우진각 지붕으로 된 동재, 정면 3칸과 측면 2칸의 우진각 지붕으로 된 서재 가 남아 있다. 

비가 내려 수분을 잔뜩 머금은 만경 향교의 내부를 돌아본다. 요즘에는 뉴스를 보는 것이 무척이나 불편하다. 팩트가 확인되지 않은 수많은 의미 없는 정보와 따옴표로 책임에서 회피하는 언론사와 정치인들의 발언은 사람을 선하지 않게 만드는 듯하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바탕대로만 따른다면 선하게 될 수 있다고 하는데 누가 사람을 선하지 않게 만드는가. 


"찾으면 얻게 되고, 놓아 버리면 잃게 된다."

만경 향교의 대성전은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14호로 지정이 되어 있는데 그곳으로 들어가는 외삼문에는 나무가 멋스럽게 가지를 드리우고 있다. 저런 가지와 맵시를 가진 나무는 소나무와 향나무 그리고 여름에 화사한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 정도가 아닐까. 

안정된 직장이 사회의 큰 이슈로 나오게 된 것은 결국 먹고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환경적 조건이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데 옛 말에 풍년에는 젊은이들이 대부분 나태해지고 흉년에는 젊은이들이 대부분 포악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백성들이 그럴 수는 있으니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은 배움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만경 하면 곡식이 연상되는 지역이다. 저 너른 땅에  물을 대는 능지와 함께 곡창지대를 이루었다. 동일한 쌀의 씨앗을 심어도 사람에 따라 수확이 달라지는 것은 토양의 비옥도와 기후 조건의 차이 그리고 농사짓는 사람이 기울이는 노력에 따라 달라진다. 향교의 가르침에는 우연이 아닌 노력에 의해 환경을 바꾸려는 것에  있다. 나 혼자 잘되자고 일어나면 뒷사람들은 의자를 놓고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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