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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0. 2020

사람에게 좋은 곳

옥천의 화인 산림욕장

지금은 여행하기 좋은 곳이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좋은 숲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산림욕장에도 마스크를 들고 가야 하는 지금 화인 산림욕장의 메타세쿼이야 숲길을 찾아가 보았다. 산림욕장의  ‘화인(和人)은 사람에게 좋은 산림욕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화인 산림욕장 50만㎡ 임야에는 메타세쿼이아, 소나무, 참나무, 편백 등 10만여 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다. 

화인 산림욕장은 수목원과 화학 산성이 자리한 곳에 있는데 방문은 무료이며 2013년 나무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무료 개장했다고 한다. 산책로는 가족이나 연인이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잘 조성되어 있다. 정상까지 가지 않고 피톤치드 내뿜는 메타세쿼이아와 편백 위주로 평탄한 길을 따라 걸으면 부담스럽지 않다. 

이곳으로 들어가는 도로는 현재 공사 중에 있었다. 도로가 만들어지면 접근성이 더 좋아질 듯하다. 

입구에서부터 맞이해주는 메타세쿼이아의 숲길은 숲 그늘이 만들어내는 시원함이 더운 여름이 잠시 멀어진 것만 같다. 안남면도 조용한 곳이지만 화학리는 더 조용하게만 느껴진다. 이곳에서 올라가면 나오는 화학 산성은 산 능선상의 형태를 띠고 잇는 고로봉형의 석축산성으로 전체 둘레 687m 정도로 남아 있다. 

올라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에는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돌아보기에 무리가 없다. 산림욕은 도시에서 사람들이 겪는 신체의 문제를 일부 해소해준다. 폭염 기간에는 밤중에 더위가 사그라져 인체가 회복할 시간을 갖는 것이 아주 중요한데 이 시간이 줄어들면 신체는 회복되지 않는다. 

쭉쭉 뻗은 나무 사이로 걷는 것은 언제라도 시원시원하다. 나무의 그늘이 만들어낸 공간은 자연 속에 스며들게 만들고 있다. 

화인 산림욕장을 둘러싸고 있는 산은 여수울산, 하마산, 큰음달산, 뒷동산등 우리말이 붙여진 산이다. 정상까지 갔다가 오는 코스는 3km 정도 되는데 생각보다 경사가 급하지 않아서 걷기에 좋다. 

인간의 폐는 산소를 필요로 한다. 산소는 우리가 마시는 공기의 일부에 불과하며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그 일부마저 줄어든다. 탄소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무엇보다도 산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화인 산림욕장에서 쉴 수 있는 의자들은 바로 이 돌들이다. 걷는 길 중간중간에 배치해놓은 바위다. 평평한 바위 위주로 놓아두었다. 사람에게 좋은 곳은 부동산값이 비싼 곳이 아니라 자연 속이 아닐까. 옥천은 기름져서 살기 좋은 땅에 금강이 굽이쳐 흐른다는 의미의 지명이다. 안남면 화학리에 자리한 화인 산림욕장은 국내 최대의 메타세쿼이아 군락지로 언제 가도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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