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꽃의 향연이 있는 원남지
여름꽃구경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여름 하면 꽃구경과 함께 몸보신이 먼저 생각난다. 이번 주에 대서가 있는데 이 무렵은 몹시 더우며, 소서 때로부터 장마전선이 한반도에 동서로 걸쳐 큰 장마를 이루는 때이기도 하다. 참외, 수박, 복숭아가 풍성하고 과일이 맛이 난다. 무더운 기후의 동남아의 과일이 맛있는 것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가 간다.
철 따라 꽃차를 마시고 과일을 먹는 것은 자연에서 삶의 본성을 찾는 방법으로 지금 같은 분위기 속에서는 더욱더 깊숙하게 그 의미가 되새겨지고 있다. 달아서 마시려고 해도 백련 잎은 먹어도 홍련 잎은 못 먹는다. 백련 뿌리는 사각사각하고 단면도 하애서 더욱더 아름다운 느낌이 든다. 같은 연잎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보면 역시 흰색의 매력은 자연도 아는가 보다.
원남지를 여러 번 와보았지만 백련이 피어 있을 때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가 오래간만에 백련지를 보고 싶어 찾아왔다. 보통 낚시를 하시는 분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지만 하얀색의 백련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여름이 가장 제격인 곳이다.
꽃은 에너지를 품은 양의 성질을 지니기에 음을 가진 차와 만나면 음양의 조화를 이룬 이상적인 음료이다. 부용이라고도 불리는 연꽃은 진흙 속에서 났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 사람 또한 진흙 속에 났어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사람이 더 아름답다.
백련을 보면서 돌아다녀본다. 연 씨는 악몽에 힘들어하거나 우울한 사람에게 좋다고 하니 연은 꽃부터, 씨, 잎, 뿌리 등 전체를 약용하는 좋은 재료다.
연은 꽃과 열매가 동시에 자라기에 민간에서는 빠른 시기에 아들을 연달아 얻는다는 뜻으로 연생귀자의 식물로 여겨왔다고 한다. 하얀색이나 검은색은 기본이면서도 원점에서 생각해볼 때 생각나는 색이기도 하다.
모든 절기가 계절의 변화와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 겨울에는 소한(작은 추위), 대한(큰 추위)이 있듯이 여름에는 소서(작은 더위), 대서(큰 더위)가 있다. 아무렴 어떠할까. 그냥 연꽃차 한잔을 마셔보고 싶은 마음만 든다.
연꽃이 더 화사하게 피게 될 대서는 공부도 늦출 만큼 큰 더위다. 올해의 대서는 이번 주 수요일인 22일이다. 비가 오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 더위는 온도를 낮추지 않고 있다. 딱 12번째 절기이니 음력으로는 중간이라고 볼 수 있다. 시간으로는 반환점을 돌았지만 아직 시간이 반절은 남아 있다고 마음에 위안을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