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Jul 21. 2020

나아감과 물러섬

옥천의 인물 전팽령과 전승업

무엇이든지 하나에 매몰되게 되면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특히 권력과 돈은 스스로를 잃어버리게 만들게 한다. 옛사람들 역시 그런 욕심이 있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아감과 물러섬을 알았던 사람들 역시 적지 않았다. 옥천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있었는데 양신정을 건립한 전팽령을 비롯하여 의병장 중봉 조헌과 조헌을 도운 인봉 전승업등 구석구석에 인물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곳의 지명은 금암리로 금강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큰 바위들이 자리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목금의 금자와 용암의 암자를 따서 금암리가 되었다. 금암리의 대표적인 문화재는 1545년 송정 전팽령이 건립한 양신정과 그 앞에 목담영당이 있다. 

목담서원혹은 목담영당은 1765년 유림과 후손들이 송정 전팽령의 영정을 봉안하면서 세워져 운영되다가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헐린 것을 1936년 복원하면서 영당만을 세우고 전팽령, 전식, 전유 선생을 봉안하고 있다.

옥천의 양신정은  학문이나 도덕, 기예 등을 열심히 배우고 익혀 수련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절차탁마에 어울리는 공간이다.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와서 자신의 독서와 글도 가르칠 수 있도록 만든 정자다. 

그동안 병화로 불타고 무너져 없어지기도 했다가 1828년 순조 28년에 다시 지어 지금에 이르고 있는데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 목조 기와집으로 한 칸의 방이 만들어져 있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하나의 고요한 장소, 하나의 피난처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 인간은 참으로 적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극소수의 사람만 할 수 있다. 

날이 풀리기 전에 가보고 더운 여름날 양신정을 찾았다. 전팽령은 출사하여 청백리로 선정을 베풀었으며 벼슬과 봉록을 맡는 것은 뜬구름처럼 여겼다고 한다. 자연의 가치를 알고 벗하여 옥천의 풍경을 즐기며 편히 생활하였다고 한다. 

요즘에 헤르만 헤세의 책을 다시 찾아서 읽어보았다. 청춘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인데 서양인의 책에서 동양인의 생각과 관점이 보인다. 살아 있기에 방황하고 아픔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운명은 우리들 내부에 있는 것이지 결코 밖에 있지 않다고 한다. 옛사람의 말에 ‘인재를 다른 세대에서 빌어올 수 없다.’고 했듯이, 위에 있는 사람이 진실로 성심으로 구한다면, 재행을 겸비하고 학문이 해박하여 가난을 편히 여기고 도리를 지키며 녹리(祿利)를 구하지 않는 자로 전팽령을 꼽을 수 있을 듯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On-Mud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