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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02. 2016

빅쇼트

사람들의 광기는 예측할 수 없다. 

최근까지 경제력이 강한 미국이나 중국, 일본 같은 국가들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했다. 그러면 한국 역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묻는다면 가능해 보이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달러는 세계의 기축통화이기에 신뢰가 있고 중국의 위안화 역시 받아주는 국가들이 적지 않다. 강한 화폐인 엔화에 대한 믿음 역시 굳건하다. 즉 사람에게도 신용도가 있듯이 화폐에도 신용도가 있다. 그러나 한국돈은 신용도가 낮다. 신용도가 낮은 화폐는 믿음 역시 낮다. 그런 화폐를 찍어서 양적 완화를 하는 것은 의미 없는 짓이다. 태국이나 필리핀의 일부 관광지만 제외하고 한국돈을 받는 곳이 있던가? 


돈을 풀어서라도 경기부양을 하게끔 만든 사건이 2007년에 발생했다. 월가의 탐욕으로 시작된 불완전한 상품이 펑크가 나면서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때의 일을 그린 것이 영화 빅쇼트이다. 금융위기 당시 수많은 월가의 금융인들은 그동안의 잔치를 접고 길거리로 나오게 되었다. 그 여파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그 달콤한 수익은 일부 사람들에게만 흘러들어갔고 수많은 직장이 공중으로 사라져갔다. 


모두를 속인 채 금융가는 돈 잔치를 벌였는데 그 사실을 정확하게  꿰뚫은 4명의 괴짜들이 있었다. 모두가 절대 망할 리 없다는 그 완벽한 상품은 사실 가장 쓰레기 같은 상품이라는 것을 알고 역으로 모든 것을 건다. 


그들이 만들었던 상품은 이런 식이다. 신용등급이 최하인 B라는 사람들을 모아 부동산을 구매하게 도와주었다. 그 돈은 은행이 직업이나 상환능력 같은 것은 전혀 보지 않고 빌려준다. 그럼 금융인들은 B를 BB로 포장한다. 다시 BB는 BBB로 BBB는 A, 끊임없이 포장하다가 보니 끝에는 AAA라는 최우량 상품만 남았다. 그들의 상품은  보잘것없는 조그마한 B라는 도미노에서 시작하여 순신각에 무너질 날만을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다. 이미 그 사실을 알았던 일부 사람들은 IMF 때 거짓으로 한국은 안전하다고 말한 것처럼 사람들을 속이고 팔아치워 버렸다. 



빅쇼트에는 굵직한 4명의 배우가 참여했다. 크리스천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레드 피트까지 연기력을 이야기하자면 빠지지 않은 배우들이다. 월스트리트의 세계에 깊이 빠져있으면서 그 이면에 강한 도덕적 잣대를 지니고 있는 마크 바움은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내면에 상처와 고통으로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다. 


금융 관련한 내용을 담고 있기에 영화는 조금 난해할 수 있다. 사용하는 용어들은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관객들이 예측할 수 있도록 짧은 에피소드들이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다. 여성의 거품 목욕장면, 달콤해 보이는 해산물 스튜 요리 장면 등이 들어가 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공중으로 사라진 돈은 5조 달러이다. 어마어마한 돈이다. 그 돈은 탐욕스러운 금융계 사람들이 가져갔다. 한국 역시 그 돈의 일부를 날렸다. 세계경제는 한 방에 휘청했지만 그 탐욕 스러은 사람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5조 달러는 온전히 미국 국민만의 부채가 아니다. 미국이 양적 완화를 하면 한국 국민들 역시 똑같이 털리는 효과를 겪게 된다. 


자본주의는 이미 변질되었다. 마크 바움은 자신이 속한 투자은행이 가지고 있는 CDS를 청산하지 않고 버틴다. 실제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어떤 사람들이 주택을 구매했는지를 명확하게 보고도 말이다. 일하지  않은 지 오래된 가정은 그냥 빚으로 생활을 영위하고 유흥가에서 일하는 여자는 화려한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아무렇지 않게 중복대출을 받는다. 누구의 탐욕일까. 월가만을 욕할 수 있을까? 그런 도덕적 헤이를 요구하는 것은 사회인가 혹은 탐욕스러운 본인인가. 


마크 바움은 분명히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것을 알고도 도덕적인 선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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