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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7. 2020

흙의 가치

흙과 집, 도자로 만드는 것들

아파트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내 집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았다. 땅은 제한적이고 위에 집을 만들어도 그 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좁은 땅에 위로 층층이 쌓아 올린 아파트 덕분에 자신의 집을 가진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문제는 획일화되면서 화폐화 되어 버렸다. 의식주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화폐처럼 취급되며 여러 문제를 만들어냈다. 어떻게 사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사느냐에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사람과 사람을 비교하는 그 이면에 아파트가 자리해버린 것이다. 흙과 땅은 흙의 존재와 구성을, 그리고 인간의 경제적 소유성을 다분히 내포하는 상호관계를 보여준다. 

지금은 아이들이 흙을 만지면서 노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흙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척이나 중요한 건축의 재료이기도 하다. 건축에도 도자가 활용이 되는데 김해의  ‘클레이아크’(Clayarch)란 ‘흙’(Clay)과 ‘건축’(Architecture)의 만남을 의미한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옆에는 김해분청도자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 제11회 대한민국 분청도자 대전의 작품 접수는 8월 17일부터 8월 19일까지 진행되며 경남 차사발 전국공모전도 8월 2일까지 진행이 된다. 

한적한 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독특한 분위기의 미술관이며 공공의 공원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나오는 돔 하우스는  하나하나 손으로 그림을 그린 5036장의 타일을 붙여 외벽을 만들었다고 한다. 색과 디자인이 모두 다른 이 타일은 흙으로 만든 도판에 그림을 그리고 굽는 '파이어드 페인팅(Fired Painting)' 기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2020 전시전으로 LEESEUNGHEE의 작품이 공개되는데 5월 8일부터 10월 4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이곳은 산책로와 주변에 볼만한 작품이 많이 있어서 시민들과 김해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위에 세워져 있는 클레이아크 타워를 보기 위해 걸어서 올라가 본다. 김해는 가야국중 초기에 힘을 가지고 있었던 김수로왕의 금관가야가 있었던 곳이다. 고대 김해 지역의 도자문화 수준은 가야국의 수준을 보여주는데 이 지역의 자연조건은 온화하며 낙동강 하구의 김해평야는 풍족한 국가를 운영할 수 있게 해 준다. 

위로 올라와서 돌아보면 흙으로 만든 다양한 도자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오래전부터 내려온 역사적 배경 덕분에 오늘날에도 김해 지역에는 100여 개가 넘는 도자 공방이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금관가야가 있던 곳이나 고령의 대가야가 있었던 곳에는 도자공방들이 자리하고 있다. 

아파트가 주된 주거의 대상이 되면서 사람들은 흙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흙과 도자는 우리의 생활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클레이아크 미술관의 돔 하우스는 아름다운 디자인과 설계로 건축학도들의 필수 답사 코스로 손꼽히고 있다.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이 야외 그늘 부족으로 겪는 불편을 해소하고 미술관 인생 사진 명소를 통해 젊은 세대 유입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곳에서 하는 체험 중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제 사용을 기본으로 하고 입장 시 발열 체크와 문진표도 작성받는다고 한다. 미술관의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노력은 체험 재개에 그치지 않고 있다. 

김해문화재단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이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4일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여름 온라인 워크숍을 개최하는데 다양한 재능과 배경을 가진 창작자들이 온라인에서 소통하고 협업하며 예술․교육적 실험을 한다는 점과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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