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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30. 2020

견내량(見乃梁)

통영의 해간도와 돌미역

한산도대첩과 옥포해전은 좁은 해협인 견내량에서 벌어진 것으로 이순신이 왜군을 통쾌하게 이긴 곳이기도 하다. 길이는 약 3 km, 폭은 약 180m, 400m까지의 견내량은 경상남도 거제시 사등면 덕호리와 통영시 용남면 장평리를 잇는 거제대교의 아래쪽에 위치한 좁은 해협이다. 처음 이곳을 왔을 때는 거제대교만 있었는데 약 20여 년 전에 신거제대교가 준공되면서 풍경이 조금 바뀌었다. 

1971년 4월 8일 준공된 연육교로 갈아 740m, 너비 10m, 높이 53m의 거제대교와  4차선의 길이 940m, 폭 20m, 높이 20m로 건설된 신거제대교를 건너서 넘어오면 해간도라는 섬이 나온다. 보통은 해간도를 휙 지나가서 거제도로 넘어가는데 눈을 약간 옆으로 돌려보면 해간도라는 섬이 보인다. 지금은 다리로 연결되어 접근하기가 쉽다. 

인생을 살면서 작은 실수는 극복이 가능하지만 단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크게 타격을 입을 때가 있다. 임진왜란을 생각해보면 한 번의 패배가 모든 것을 잃게 만들 수도 있었다. 원균이 칠천도에서 한 번의 패배로 거의 모든 것을 잃어버렸듯이 말이다. 

임진왜란의 주요 해전의 배경이 된 곳은 이러한 좁은 해협과 거센 물길이 존재하고 있었으며, 육지와의 사이에서 바다의 폭이 가장 좁아지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견내량은 역사 속에서 중요한 지역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실생활에 와 닿는 것은 바로 미역 때문이다. 바다의 비릿한 갯내음이 가득한 통영시 용남면 연기마을에는 견내량 미역 혹은 연기 미역이 생산되고 있다. 

이 돌미역을 채취하는 '돌미역 트릿대 채취어업'이 최근에 국가 중요 어업유산에 등재되었다. 트릿대 채취어업이란 7m에 이르는 장대 윗부분에 손잡이를 붙이고, 끝에 미역을 감는 두 개의 살을 엇갈리게 꽂아 미역을 감아서 채취하는 전통 어업으로 조류가 빠르고, 탁도가 좋지 않으며, 갯바위가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채취할 때 적합하다. 마을의 입구에서 연기 미역에 대한 내용을 만나볼 수 있다. 

거센 물살을 견디며 천연 암반에서 자라기 때문에 식감이 좋고 맛이 깊다고 하는데 아직 맛보지 못했다. 돌아다니면서 미역을 파는 곳을 찾았는데 이날은 마침 문을 닫았다. 아쉽지만 발길을 뒤로하고 섬만 돌아본다. 

자연과의 공존을 생각하며 미역을 채취하는데 감아서 미역을 뜯기 때문에 미역귀가 갯바위에 남아 포자를 배출해 다음 해에 미역이 잘 자라게 하는 지속 가능한 어업 방식이라고 한다. 

왕의 미역이라고 불리는 견내량 미역은 조선시대 진상품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600g 한 상자의 가격은 2만 원 선, 양식 미역보다 3배나 높은 가격이지만 없어서 못 팔정도라고 한다. 

해간도의 끝자락에 와서 통영의 바다를 바라보았다. 이 날따라 유달리 진해서 마치 검은 바다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저 아래에는 그 맛있다는 견내량 미역이 있을 것 같다. 

견내량 해협은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 승전의 역사적 현장으로 돌미역 군락지가 70ha 정도로 광범위하게 자생하고 있는데 올해 어업유산 ‘견내량 돌미역 트릿대 채취어업’이 제8호 국가 중요 어업으로 지정되어 유산 지정서 발급과 함께 앞으로 3년간 어업유산의 복원과 계승에 필요한 예산 7억 원을 지원받는다고 한다. 해간도는 2009년 11월경에 통영시  용남면 장평리 연기마을과 해간도를 잇는 연륙교가  개통되어 요즘은 하루에 버스도 4차례 운행을 하는  작디작은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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