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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04. 2020

차와 식사

여행지 하동의 매력

섬진강하면 생각나는 음식은 재첩, 벚굴, 참게 등이다. 재첩과 참게는 연중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벚굴은 철이 있어서 봄에 벚꽃이 필 때 먹어볼 수 있는데 무척이나 크다. 섬진강 하구 일대에서 자라는 벚굴은 서너 개가 한데 모여 자라는데, 그 모습이 물속에 핀 벚꽃과 비슷하게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다. 재첩이 하동의 맛이 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는데 재첩은 모래가 많은 진흙 바닥에 서식하는 민물조개로 우리나라에는 낙동강과 섬진강 하구 유역에 많이 서식하였다가 낙동강은 제방이 축조된 이후에 수질도 안 좋아지면서 거의 사라졌다. 

지금 남해는 폭염으로 인해 하루하루의 더위를 확실하게 느끼게 만들고 있었다. 이제 대한민국도 지역마다 온도의 차이도 많고 기상도 극과 극을 달리할 만큼 국지적으로 바뀌고 있었다. 

하동에 가면 녹차밭이 지천에 있어서 어디를 가더라도 녹차를 마셔볼 수 있다. 하동군의 녹차산업 현황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데 그 어느 지역을 보더라도 녹차를 재배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하동은 녹차 재배의 집산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하동 야생차 박물관이다. 

어머니는 하동 야생채 박물관을 처음 가보는 곳이라 한 번 모시고 방문해보았다. 보성녹차는 잘 알고 있었지만 하동이 녹차 시배지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아시게 되었다. 야생차 투어를 위한 쌍계사 답사길, 천년 차 밭길을 이야기해드렸지만 이날은 최치원을 따라가는 청학동길까지는 가보지 못했다. 

차 시배지와 왕의 차, 가야 및 신라시대의 차, 고려의 차문화와 하동 차, 조선의 차문화와 차례의 역사 등을 보여드리면서 차의 맛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였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해양수산부가 장마 소멸 후 남해·서해 연안을 따라 수온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낮의 해가 뜨겁긴 뜨겁게 내리쬔다. 

하동까지 왔으니 섬진강 참게가 들어간 참게매운탕을 주문해보았다. 2인분을 기준으로 35,000원, 3인분 45,000원, 4인분 55,000 정도인데 참게의 특성상 먹을 것은 많지 않지만 그 시원함과 시래기가 조화를 이루어서 별미다. 

특히 섬진강 하류는 다른 하천보다 수질이 양호하여 참게의 생장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가을에 바다로 내려가는 참게를 발을 쳐서 잡아 식용으로 하였다.

참게탕을 먹다 보니 문득 참게장을 먹어본 적이 있었나 생각을 해보았다. 꽃게는 살이 많아서 먹는 맛이 있는데 참게 자체가 작아서 별미이긴 하지만 먹는데 손이 많이 갈 것 같다.  

은어는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어 옛날부터 왕실에의 진상품이 되어왔는데 바다에서는 주로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자라며, 봄이 되면 몸길이가 7㎝ 정도로 되어 다시 하천으로 올라가 성장하는 1년생 어류이다. 

수족관에는 섬진강에서 잡아온 참게가 가득하다. 이 음식점은 참게에다가 시래기를 넣어서 만들었는데 봄에 나오는 혹은 급랭한 고사리를 넣어도 맛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동의 볼거리를 보고 하동의 맛을 보았다면 하동의 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여행의 묘미는 늘 남들이 다 갈 때 가는 게 아니라 한가함을 즐기는 것에 있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덖음’ 기술을 활용하여 고급 녹차를 생산하여 주로 보급형의 녹차를 생산하는 다른 지역 녹차와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는 곳이 하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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