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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03. 2020

생존 (生存)

석장리박물관 특별전시 '사냥 혁명'

보통  '생존'이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를 말하는데 민법 3조에서는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고 적시되어 있다. 사람은 진화를 하면서 생존해왔다. 현대로 들어오면서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사회생활을 해서 경제생활을 영위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수시로 변한다. 지금은 한 가지 일로만 계속해서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특정 직업군에서만 가능하지만 그 또한 나이가 들면 생존을 위한 변화를 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 

오래간만에 공주의 금강변에 있는 석장리 박물관을 찾았다. 이번에 진행되는 특별전시는 바로 사냥 혁명이라는 전시전이다. 지금도 제한적이긴 하지만 총포로 사격을 하고 낚시를 하는 사람들의 인구도 적지 않다. 모든 것이 사냥과 관련된 활동이다. 선사시대에는 사냥이라는 것은 스마트폰의 등장보다도 더 엄청난 혁명이었다. 

만약 물리법칙이 타임머신을 사실상 허락한다면 공간을 여행하는 것이 원시인들의 능력밖에 있었던 것보다 시간여행은 훨씬 더 진보한 기술의 세계에 있을 것이다. 사냥을 당하던 존재에서 동물을 사냥하기 시작한 것은 시간여행만큼이나 대단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전시전은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가 되어 있어서 구석기시대에 최초로 시작한 인류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다. 동물 역시 사냥을 하지만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여 사냥을 한다는 것에서 크게 다르다. 

동물과 비슷한 존재중 하나였던 사람은 사냥을 하면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준 중대한 혁명이었다. 

인간은 참 독특한 동물이다. 유전자 차이가 거의 없는 침팬지나 오랑우탄, 고릴라 등도 자신의 무리에 다른 존재가 들어오면 치명적인 공격성을 내보인다. 그러나 인간은 사냥을 하고 사회를 이루면서 다른 존재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코로나 19로 인해 알지 못하는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생긴 것이 사실이지만 전라도 사람이 사람들이 많은 서울역에 들어간다고 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인간도 생존하기 위해서는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는데 사냥을 하기 전에는 다른 동물이 남긴 것에서 섭취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냥하는 생활방식이야말로 지금까지 인간이 성취한 가장 성공적이며 지속적인 적응이라고 볼 수 있다.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면서 성공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언가를 던지는 것이다. 그중에서 창을 던지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기도 하다. 뗀석기나 간석기, 불은 인류를 더 진보된 사냥 기술과 안정된 환경을 확보해 나갔다. 

지인에게 항상 말하는 것 중에 변화가 필요할 때 변화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도태되고 스스로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지금 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그때가 가장 변화하기 좋은 시기다. 어쩔 수 없이 변화해야 될 때가 되면 그땐 이미 늦어버린 것이다. 

이제 뗀석기나 간석기의 도구들은 너무나 많이 보았기 때문에 익숙하다. 오늘날 '사냥'이라고 부르는 말은 조선시대에 산을 오르는 산행에서 비롯되었다. 산에서 수렵을 통해 군사들을 훈련시켰는데 조선시대에 많은 왕들이 군사들을 데리고 전국의 산을 가는 것은 연중행사였다. 즉 산행-> 사냥인 것이다. 

수많은 도구들은 우리 인류의 본질인 구석기인이 만든 것들이다. 아프리카 쿠비포라의 호모 에렉투스 뼈 단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비타민 A를 과다 섭취했을 때 보이는 만성질환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 질환은 동물의 간을 과다 섭취했을 때 발생된다. 고단백의 육식은 인류의 영양상태를 개선할 뿐만이 아니라 두뇌발달을 촉진하게 만든다. 

인간을 의미하는 Human이라는 영어는 라틴어 Humus(흙)에서  유래하였다. 신체의 진화가 아니라 환경의 진화가 필요한 때이다. 진화는 적지 않은 시간에 걸쳐 조금씩 변화하여 보다 복잡하고 우수한 종류의 것으로 되어가는 것이다. 사냥 혁명 특별전시전은 인간, 진화, 사냥, 혁명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관념계의 혁명이 일어나면 현실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 헤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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