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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4. 2020

여행의 상대 시간과 공간

보령 옥마산

개인적으로 절대적인 기준을 좋아하지 않는다. 경험, 감정, 감성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그것들은 경험할 수 있는 의지와 보는 사람에 상대적인 생각에 의존하게 된다. 자연은 우리에게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두 가지 방식을 제공하는데 하나는 지구의 자전에 따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장에  따른 것이다. 높은 산에 올라가 보면 방향을 가늠하는 것이 좀 더 쉬워진다. 자동차를 타고 어느 곳을 여행하면 시간과 공간에 대해 좀 더 명확해진다. 

보령의 대표적인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은 옥마산에 만들어져 있다. 옛날에 이곳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해본 기억이 난다. 옥마산으로 올라가면 바로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의 공간이 있는데 그렇기에 패러글라이딩 최적지이기도 하다. 지금은 잘 포장된 도로인 옛길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오르다 보면 보령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정자 옥마정이 나온다. 성주터널이 생기기 전, 성주와 부여 쪽으로 가려면 옥마산을 통과하는 구절양장 고갯길을 넘어야 했었다. 

올라가면서 옥마산에 전해지는 전설도 읽어보고 때론 시도 접해본다. 옥마산은 산행도 좋은 곳이지만 포장이 잘되어 있어서 차를 타고 올라가서 보령의 풍광을 만나볼 수도 있다. 수직선은 내가 측정한 시간의 흐름(나의 시간)이며 수평선은 내가 움직이기 시작한 곳에서 멈출 때까지의 거리(나의 공간)이다. 옥마산을 올라가는 시간만큼 공간의 거리가 생겨난다. 

대천해수욕장으로 유명한  보령시에서 옥마산에 쏟아부은 정성도 작지가 않다. ‘옥마산 올레길’ 정비는 물론이려니와 등산로 곳곳에 쉼터를 조성하고, 정상 부근에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만드는 등 정성을 들여 산을 가꾼 흔적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옥마정에서 성주로 향하는 내리막 길에서 다시 산을 타고 오르면 보령 행, 패러글라이딩 활공장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항공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에게 새로운 메카 구실을 하는 곳이다.

전체적인 산행의 느낌은 오르내림이 크지 않은 탓에 산책을 하듯이 느긋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고, 곳곳에서 터지는 서해안의 조망이 눈을 즐겁게 하는 옥마산이다. 

가장 빠르고 쉽게 보령의 시내와 멀리 서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옥마산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은 지금 아무렇지 않게 만나볼 수 있지만 기후 변화가 되면 어떤 풍광이 될지 모른다. 2041년까지 평균 2도 정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 기온은 온난화의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이 될 것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풍광을 오래도록 볼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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