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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4. 2020

한옥 카페

현대식보다 고풍스러움의 가치

현대식으로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는 카페도 강점이 있지만 마음의 평온함을 주는 것은 한옥 카페만 한 곳도 없다. 음료를 주문하고 정좌하면서 창밖의 한가한 풍경을 바라보면 마음속의 평온을 느껴볼 수 있다. 한옥 레스토랑이나 한옥 카페야 이제 대도시 어디에서나 어렵잖게 만나볼 수 있다. 커피 향 속에 녹아들어 한옥의 처마 사이를 누비는 정겨움뿐만이 아니라  대들보와 서까래의 힘찬 지휘 아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것들은 기묘한 조화를 볼 수 있다. 

요즘에는 현대식으로 만들어진 곳보다 한옥이나 오래된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하여 카페로 만들어둔 곳을 찾아가는 편이다. 이렇게 더운 날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 한 잔 만으로 하루를 잘 보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음료를 주문하고 잠시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겨울에는 온돌이 온기를 더하고 여름에는 방문을 열어놓으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 드는 곳이 한옥이다. 한옥카페의 안에서 옛 스러운 물건들도 살펴보고 바깥의 정원도 살피고 음반들도 둘러보며 한옥이 갖는 풍미에 젖어도 좋겠다.

메뉴는 그렇게 많지가 않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시원한 것이 먹고 싶어 졌다. 유자 스무디를 주문해본다.  과일 외에도 부순 얼음, 얼린 과일, 얼린 요구르트 등을 넣어서 만든  스무디(smoothie)는 신선한 과일 등을 얼려서 갈아 만든 음료이다.

한옥의 구조도 잠시 살펴본다. 대들보와 지붕의 구조를 살펴보면 부분마다의 명칭이 궁금해질 수 있다.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여러 물건들이 구석구석에 채워져 있다. 집에도 적지 않은 LP판이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 남아 있다. 

LP는 아날로그 음원 저장 장치인 축음기 음반의 표준 중 하나로 1948년 컬럼비아 레코드에서 개발한 LP는 한 면에 22분을 녹음할 수 있었고, 음반의 크기는 지름 30cm(12인치)였었다. 음악을 즐기는 방법은 대부분 디지털로 변환되었지만 아직도 옛 정취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LP판을 틀어주는 카페도 있다. 

 재료를 고민하고 고르고, 각 재료를 섞고, 볶고, 찌는 모든 과정을 차근차근 음미하듯이 한옥 카페는 그런 아날로그적인 매력이 있으며 자연에서 나온 재료를 사용해 만든 음료는 무언가 건강해지게 만들어줄 것 같다. 음악 듣기와 요리하기 자체가 감각적인 경험이 되는 것이 남다른 가치의 기준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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