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흥산 자락의 사찰

관음조 가 날라와 앉은 대조사

주만 : 무교인 내가 벌써 몇 번째 사찰 탐방인지 모르겠네.

수진 : 니가 가고 싶어서 가냐? 소희 때문에 가는거지.

주만 : 순수한 나의 역사 탐방을 왜곡하지마. 그건 그렇고 대조사는 머가 특이한데

진수 : 백제가 부여로 도읍을 옮긴 성왕 때 창건한 그곳에서 한 스님이 성흥산 큰 바위 아래에서 기도하다 깜빡 잠이 들었는데 관음조가 날아와 그 바위에 앉았다는거야. 깜짝 놀라 눈을 떠보니 바위가 미륵보살상으로 변해 있어 그 아래 절을 짓고 이름을 대조사라고 한거래.

주만 : 진수는 종교가 불교라고 하더니 많이 아네. 근데 관음조가 뭐야? 지금도 있는 새야?

수진 : 그냥 전설상의 새야. 황금색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그러네.

주만 : 그럼 엑스맨에서 나오는 피닉스와 비슷한거네. 불사조라고 불리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그런새 말이야.

소희 : 누가 마블 마니아 아니랄까봐. 예를 드는 것도 참..

주만 : 피닉스의 에너지가 얼마나 엄청난데 빛의 속도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피닉스가 대조사가 있다는 성흥산으로 왔다면 이 일대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걸. 왜 그런지 들어볼래?


MG0A1621_resize.JPG 성흥산 자락에 위치한 대조사

수진 : 별로 들어보고 싶지 않은데...

주만 : 진짜 맨날 역사만 이야기하잖아 그건 수진이나 성현이 전공이고 진수도 관심 많고 소희도 철학이니 무관하지는 않은데 나는 이야기할 기회가 없잖아.

진수 : 알았어 알았어 말해봐.

주만 : 우선 빛의 속도는 670,214,995mph의 속도로 날라가는 것은 잘알지?

소희 : 누가 그걸 알아 그냥 아주 빨라서 안보인다고 알지.

주만 : 알았어. 아무튼 불사조는 너무 빠르게 날아가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정지상태처럼 보일거야.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봤지. 돌연변이인 퀵실버가 엄청 빠른 것 같은데 마하5정도의 속도로 움직인 거거든.

수진 : 자꾸 딴길로 샐래.

주만 : 너무나 빠르게 움직이는 피닉스를 중심으로 공기 분자들이 찢어지기 시작하면서 감마선과 파편들이 팽창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동그란 공모양처럼 퍼져나가는거야. 피닉스는 죽지 않으니까 공기 분자들이 부딪히면서 융합 작용을 여러차례 일으키고 주변에 물질들은 산소, 탄소, 수소등으로 이루어진 플라즈마 구름이 되어서 성흥산을 때리겠지. 아마 사비성에서는 성왕이 엄청나게 밝은 빛을 볼테고 곧이어 불덩어리가 성흥산 일대를 모두 태워버릴거야. 순식간에 그 곳은 진공상태가 되면서 비운 공간을 채우기 위해 온갖 물질들이 그곳을 채우고 버섯 구름이 피어나겠지. 그럼 대조사고 머고 없는 거야. 그 꿈을 꾸는 순간 절이 아닌 큰 일이 생길거라고 생각해야지.

소희 : 주만아 아주 현실적으로 말해줘서 고마워~ 그런데 성현이는 무슨일이 있대?

수진 : 아~ 성현이가 준비하는 논문 있잖아? 그거 때문에 지도 교수님하고 미팅이 있는데 그게 오늘 인가봐.

진수 : 성현이의 논문주제가 '양무운동과 메이지 유신의 차이와 시사점'이었나?

수진 : 아마 비슷할거야.


양무운동 : 1861년에 베이징에 설치한 총리아문을 중심으로 시작된 개혁운동으로 서양의 과학.기술을 도입하여 군사력 뿐만이 아니라 교육.실업 등 여러 분야에 걸친 개혁운동이었다. 그러나 기술의 도입은 봉건체제를 유지, 보강하려고 했던 한계와 정부 내에서 진보적 관료가 정권을 장악하지 못하면서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메이지 유신 : 양무운동과 비슷한 시기에 전개된 메이지 유신은 1867년 왕정복고 쿠데타를 단행하여 메이지 신정권을 수립하면서 그 기틀을 마련한다. 메이지 정부가 이루려는 목표는 적지 않은 반대에 막히기도 했으나 일관되게 추진한 덕분에 20세기 초반에 대부분 달성하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주요 열강으로 자리매김 하는데 성공한다.


주만 : 도착했어. 여기서 걸어 올라가면 돼.

수진 : 주만아 수고했어. 대조사는 소박한 사찰이네.

진수 : '부여읍지'에 의하면 이 절은 겸익이 창건한 것이라고도 하고 담혜가 창건했다고 그러는데 둘 다 6세기 초니까. 성왕때인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주만 : 올라오자마자 눈에 띄이는 것이 저 불상이네. 엄청 큰데.

진수 : 저 불상은 석조미를보살입상으로 고려 때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어.

주만 : 오래되긴 했네. 이 석탑은 얼마나 오래된거야. 이것도 오래되었을 것 같은데

수진 : 대조사 석탑도 고려때 세운 거야. 주만이는 석탑 잘 모르지?

주만 : 그냥 돌로 만든 탑이 석탑이잖아. 3층이면 3층 석탑, 5층이면 5층 석탑 이 정도는 알고 있지. 그런데 4층 석탑은 잘 못들어본 것 같아. 옛날에도 재수가 없다고 해서 안 만든건가?


MG0A1623_resize.JPG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

수진 : 어이가 없구만. 경은사, 보적사, 청암사등에 4측석탑이 있거든요? 생각하는 것 하고는 이탑에만 집중해! 보통 석탑은 전체의 무게를 지탱해주는 기단과 그 위로 탑신을 올려놓거든. 이 대조사 석탑의 경우 기단이 있고 탑신의 지붕돌을 보면 밑면에 받침이 있잖아. 지붕돌의 처마를 보면 가운데서 수평을 이루면서 네 귀퉁이에서는 살짝 위로 올라간 것이 특징이야.

주만 : 그렇구나 ~

소희 : 영혼이 없어.

진수 : 고대의 전형적인 석탑이라고 하면 네 개정도를 꼽을 수 있지. 미륵사지 석탑, 정림사지 5층 석탑, 진전사지 3층 석탑과 불국사 3층 석탑.

주만 : 내가 불국사 석탑은 안다. 목마르다. 물 가져온거 없지?

진수 : 저기 약수터인 불유정이 있네 저기 가서 마시면 되겠네.

주만 : 누구 물마시러 안갈래?

수진 : 나랑 가자. 나도 목마르네.

진수 : 소희야 미륵보살입상이나 보러 올라가자.

소희 : 크긴 크다.

진수 : 고려시대에는 이렇게 큰 석조미륵보살상을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대. 미래세계에 나타나 중생을 구제한다는 미륵보살이 형상화된거지. 보면 네모난 관을 쓰고 있고 얼굴이 사각형에 가깝잖아. 각진 주만이 얼굴과 비슷한 느낌이지? 눈과 코, 귀는 상당히 큰데 입은 작아서 균형은 안맞아 보이는 것이 특징이야.

소희 : 미래세계에 나타나 중생을 구한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불안해하기도 하고 희망을 가지는 것은 인간의 속성인가봐. 나콜라우스 폰 쿠에스는 이런 말을 했거든 "내가 무엇을 알든지 그것은 신이 아니며, 무엇을 상상하든지 신과 같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이야. 저 미륵불도 상상해서 만든거잖아 미래에 나타나 구원해준다면 저런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라고 말이야.

주만 : 맞아. 저 불상을 세웠을 때가 천년 전이라면 천년 후에 사는 내가 가서 미래에도 별거 없다 라고 말해주고 싶어.

소희 : 깜짝이야. 물은 마시고 온거야?

수진 : 응 시원하던데. 이 미륵불은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온화한 느낌이 들어.


MG0A1625_resize.JPG 보물 제 217호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

주만 : 다른 건 모르겠고 여기서 보니까 뻥 뚤린것이 좋네.

소희 : 백제의 성왕은 왜? 불교의 융성에 힘을 썼을까?

수진 : 그야 백제가 잘되길 바랬을거고 이웃나라 신라의 위협을 물리치길 바랬을테니까. 그러면 백성에게도 태평성대가 오지 않겠어?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소희 : 그래? 철학적인 관점으로 볼 때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말했던 마키아벨리의 말과 그렇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은데. 당시 사찰을 짓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본투자가 있어야 했을텐데..백제의 부흥을 목적으로 두었던 성왕이 대조사라는 사찰을 짓는 것을 수단화하지 않았을까?

주만 : 맞아! 응당 맞는 말이야.


MG0A1627_resize.JPG 미륵불 앞에서 바라본 성흥산 기슭

진수 : 멀 또 맞어. 모르는 말이 나오면 맞는 말이래. 그래도 여기있으니 좋네.

수진 :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성현이 불쌍해. 연구실에서 있을거 아냐.

진수 : 그러게 부여에는 연꽃빵이 유명하다고 하니까 그거나 하나 사서 갔다주자.

소희 : 그래 그게 좋겠다.

진수 : 그런데 주만아 아까 피닉스이야기 말인데. 다른 것은 현실적인데 예로 들었던 퀵실버가 마하5로 움직인다고 했잖아. 그럼 엄청난 마찰열이 날텐데 그걸 어떻게 버티는거야? 그런 능력은 있다고 못 본 것 같은데. 자신은 견딜 수 있다쳐도 퀵실버가 구해주는 일반인들은 그 마찰열을 못 견딜것 같은데 말이야.

주만 : 그건 말이야...

진수 : 그리고 그 정도 속도로 움직이면 퀵실버 앞쪽에 공기의 밀도가 높아져서 숨을 쉴 수 있을까? 그냥 그렇다고 가자.

주만 : 아니 잠깐만 내가 생각해보고 말해줄게. 잠깐만 기다려

수진 : 간다 ~~

매거진의 이전글계백 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