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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5. 2020

스토리텔링이 있는 식물원

식물 이야기를 찾아 떠난 여행

8월의 오후 자연을 만나기 위해 가면서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영화음악을 들었다. 가끔은 바이올린을 연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언젠가는 배울 듯하다. 코로나 19가 조용해지면 배울까란 생각을 하면서 잠시 사색에 빠지다 보니 청양의 고운 식물원이라는 곳에 도착을 했다. 여름에는 털중나리를 시작으로 하늘나리가 피고, 그다음 말나리·하늘말나리, 이어서 참나리가 피고, 솔나리가 가장 늦은 8월까지 피는데 고운식물원에서 그 꽃들을 볼 수 있다. 

고운식물원 입구에서는 다양하 꽃이 담겨 있는 화분을 구입해서 갈 수가 있다. 요즘에는 베란다에 작은 정원을 만들어놓을까란 생각을 가끔씩 한다. 무언가를 키운다면 반려동물보다는 식물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식물은 사람에게 주는 많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사람들은 녹색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효과가 있기에 마음을 안정시켜준다. 

고운식물원은 관리를 위한 관람요금이 있는데 성인은 8,000원, 학생은 5,000원, 경로대상자는 5,000원에 입장하여 관람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 근무하는 해설사분에게 다양한 꽃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입구에서부터 선홍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사랑꽃이 보인다. 금세 수혈이라도 할 듯이 선홍에 생명이 흐를 것 같은 실핏줄이 보인다. 

저번에 왔을 때도 보았던 거대한 여인의 조각상이다. 유려하게 흐르는 여인의 선을 잘 표현해두었다. 마치 보살처럼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보고 있다. 상당한 거인이다. 대충 눈대중으로 보아도 4미터는 될 듯하다. 코로나 19 여파로 대대적이고 장거리 여행보다는 근거리 여행을 즐겨하는 관계로 숲과 야생화로 어우러진 충남의 알프스 고운식물원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조금 더 걸어서 올라가면 어떻게 감상을 하면 좋은지 알려주는 분이 맞이해준다. 이미 고운식물원은 몇 번 와본 곳이기에 이곳을 둘러보는 여정이 알기에 지나쳐서 올라가 보았다. 

데크길을 걸어서  가다 보면 옆에서 흘려내려 오는 물소리가 맑게 들려온다. 고운식물원은 오봉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고운식물원은 환경부 멸종위기종인 광릉요강꽃, 노랑붓꽃, 진노랑상사화, 층층둥굴레, 독미나리의 서식지 외보 전기관으로 지정돼 증식과 보전에 힘쓰고 있는 곳이다. 

역시 여름꽃인 무궁화도 만나볼 수 있다. 왜 어릴 때 놀이를 할 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고 말했을까. 무궁화의 다른 이름은 순이다. 시경에 누구의 얼굴의 무궁화 같다고 나오는데 여자의 아름다운 용모에 견준 것이다. 하얗게 핀 꽃은 이슬에 젖은 청아한 자태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보일 때가 있다. 하늘하늘한 흰색의 옷을 입은 선녀...

꽃들의 사이로 캐릭터도 보이고 조각상을 찾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고운식물원은 무늬원, 야생화원 및 조각공원, 작약·모란원, 장미원, 튤립원 및 초본원 등 33개 주제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설사에게  설명을 듣는 것도 좋지만 요즘 같은 때에는 그냥 자유롭게 돌아보며 살펴보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이곳에는 11개의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진 길이 있지만 꼭 주제대로 가지 않아도 좋다. 정처 없이 가다 보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도 있다. 

하늘을 향해 비상할 것 같은 여인과 아이의 모습이다. 작품에서 보는 아이디어에 대한 믿음은 예술품을 만드는 예술가의 자세와 그것을 대하는 사람의 반응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전히 피노키오도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다. 피노키오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나무 인형이었다. 1883년에 등장한 피노키오의 모험 Le adventure di Pinocchio는 무척 장난꾸러기인데 목수 제페토가 나무를 깎아 만든 인형을 피노키오라 이름 붙였더니 요정이 마법을 부려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게 된다.

나쁜 친구의 꾐에 빠져 수상한 놀이동산에 갔다가 당나귀로 변하기도 하는 등 ‘착한 아이 - 나쁜 친구의 유혹에 빠짐 - 사건사고를 겪음 - 간신히 돌아옴’ 패턴을 반복하는데 다행히 피노키오에게는 파란 머리의 요정이 있어서 리셋이 가능하다. 피노키오의 순진함은 곧 무지함과 맞닿아 있으며 무지함은 가치관의 부재와 이어진다. 순진함은 채색되고 바뀔 수 있지만 순수함은 바뀌지 않으며 영원하다. 스토리텔링이 있는 고운 식물원을 돌아보며 사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by. P.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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