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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0. 2020

명상과 산책

날 좋은 때의 교동저수지

들불이 번지듯이 전국으로 코로나 19가 퍼져나가고 있다. 같이 모일 때가 있고 같이 모이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 종교란 인생을 철학적으로 보는 관점 중 하나지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명상을 통해 어떤 길이 좋을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찾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굳이 어디에 소속되지 않아도 충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명상과 산책을 할 수 있다면 그곳이 내 마음의 안식처다. 

날이 무척이나 좋아졌지만 온도가 상당히 올라가서 햇살이 상당히 뜨겁다. 옥천의 구읍에 자리한 교동저수지는 정지용의 향수공원을 이어주는 연결의 공간이기도 하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흐르지만 무려 50도가 넘었다는 미국의 어떤 지역보다는 괜찮다고 생각하고 걸어본다. 

옥천은  경부선 철도가 완공되고 군청이 역 근처로 옮겨 간 후 기존 도심은 ‘옥천 구읍’이 되었다. 1970년 완공된 경부고속도로는 ‘신읍’과 ‘구읍’ 사이를 관통해 경계가 한층 명확해진 것이다. 

옥천 교동 생태습지를 걸으며 옥천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이곳에서 내려가면 근거리에 옥천향교가 있는데 조선 태조 7년(1398)에 처음 지은 후 임진왜란으로 불타 없어진 것을 1961년 복원한 곳이다. 

사마소는 조선시대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한 지방 고을의 생원과 진사들이 모여 유학을 가르치고 정치를 논하던 곳으로  효종 5년(1654)에 세워진 옥주 사마소는 전국에 3곳 남은 사마소 중 유일하게 본래 자리에 남아 있는 사마소다. 

삶을 변화시키는 비결은 사람들의 강점이나 결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움직여야 할 때 움직일 수 있는 단순함에 있다. 최상의 단순함에서 삶의 명확성과 열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한다. 

해가 내리쬐는 생태길을 걸어서 그늘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 본다. 어떤 사람들은 분주함이나 무언가 해야 할 것만 같은 것에 중독이 되어 있다. 요즘의 상황을 보면 그들은 정작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해야 했는가란 생각이 든다. 

걸으면서 명상도 하고 산책의 가치도 누려본다. 주변 환경에 휩쓸려 인생의 중요한 것들을 놓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대도시보다는 이런 한적한 곳이 좋다. 삶의 소음과 혼란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고 마음의 평온을 찾아 진정으로 귀를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옥천은 어디를 가든 간에 물길 옆 산자락으로 ‘향수 호수길’이 조성돼 있다. 교동저수지 생태길은 도란도란 옛이야기 나누며 걷기 좋은 길이다. 옥천에선 산을 휘감는 금강 풍경이 어디서나 지척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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