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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3. 2020

죽음

다락골(줄무덤) 순례길

사람이란 존재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질병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어떤 질병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예방이나 치료가 가능하지만 어떤 질병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예방이 힘든 것들도 있다. 전염병이라는 것이 바로 그런 질병의 원인이다. 죽음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살아온 사람이 없기에 죽음의 정의라던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명확하게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는 곳곳에 있다. 순례성지도 그런 곳이다. 

거리두기 3단계가 되면 대부분의 기업은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데 재택근무로 운영되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 생산라인의 대부분이 자동화되어 있고 업무를 대부분 컴퓨터로 가능한 기업 외에는 쉽지가 않다. 다른 사람과 대면하지 않고 거의 완전하게 업무가 가능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사람들도 뽑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19가 오기 전에도 미래학자들은 미래에 기술발전의 속도가 급속히 변함으로써 그 영향이 넓어져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하는 기점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런 것을 싱귤래리티(singularity), 특이점이라고 말한다. 천주교는 조선왕조 변화의 특이점에 이 땅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 변화를 적극적으로 막으려던 기득권 세력은 많은 천주교인들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청양의 줄무덤이 있는 다락골에 오래간만에 찾아가 보았다. 

다락골 줄무덤 성지에는 성당과 줄무덤 순례길의 제1줄 무덤, 제2줄 무덤, 제3줄 무덤과 십자가의 길이 조성이 되어 있다. 성당의 앞에는 연지도 만들어져 있는데 아늑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미래의 인간이 행복할지 묻는다면 꼭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의학의 발달로 2045년경에는 평균수명이 130년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일자리는 줄어들어 외롭고 가난한 노후를 아주 오랫동안 보내게 될 수도 있다. 

요즘에는 오래 사는 것이 행복한가에  대한 철학적 물음을 던져보기도 한다. 우선 줄무덤으로 걸어서 올라가 본다. 입구에서는 죽음상과 부활상이 먼저 맞아준다. 

이 죽음상은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묘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대나무가 빼곡히 심어져 있는 곳을 지나가면 줄무덤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미래에는 기술 발전이 현재 의사가 하는 일의 80%를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미래에 죽음은 멀어질 수 있는데 염색체 말단 부분의 텔로미어는 세포분열을 할 때마다 짧아지는데 이 것이 노화 현상으로 이 소실 속도를 줄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수명 연장이 될 수 있다. 

방윤석 베르나르도 신부님에 의해 이 마을의 구전과 사료를 수집하여 현지답사를 계속한 끝에 1981년에 줄무덤이 한 군데가 아니고, 세 군데임을 밝혀낸 다락골 줄무덤 성지의 무명 순교자의 무덤 수는 모두 37기가 된다. 

대원군 집정 이후 천주교에 대한 탄압이 심할 때 당시 홍주 감옥에서 순교한 교도들이 많았는데, 그 친척들이 야간을 이용하여 이곳에 줄무덤으로 암장하였다. 홍주 감옥은 홍성의 홍주읍성 안에 있었는데 현재의 홍주성은 조선 문종 1년(1451년)에 수축한 것으로 길이 약 1,772m의 성벽 중 약 800m의 돌로 쌓은 성벽의 일부분과 동문인 조양문(朝陽門), 동헌인 안회당(安懷堂), 여하정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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