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Feb 10. 2016

해피 플라이트

비행하는 사람들의 디테일

해피 플라이트는 유쾌한 일본식 코미디 영화다. 

보통 사람들은 비행기를 이용할 때 당당해 보이는 항공사 CA만 만나게 되지만 하나의 비행기를 띄우기 위해 수많은 팀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비행기가 무척이나 복잡한 구조를  가진 데다가 조금의 실수도 용남이 안되기 때문에 이륙하기 위해 유도 차량이 움직인 순간 그 누구도 함부로 회항할 수 없다. 위대한 한국인이 땅콩 회항을 성공적으로 이룬 바가 있긴 하지만... 


해피 플라이트에서 배경으로 사용된 비행기는 점보 B747기이다. 부품수만 무려 600만 개에 달하는 복잡한 유기체에 가깝다. 기장 승객 최종 비행을 앞둔 부기장 스즈키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기장 하라다와 함께 호놀룰루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 비행기에는 초보 승무원 에츠코도 처음 국제선에 탑승한다. 오랜 시간을 비행해야 하는 국제선은 인증된 CA만이 탑승할 수 있다. 그녀를 조련하는 것은 바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레이코 팀장이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기장과 CA, 승객만으로 영화를 이끌어갔다면 어디서 본듯한 항공영화가 되었겠지만 해피 플라이트는 일반인들은 보기 힘든 디테일을 살려냈다. 실제로 2년에 걸친 사전 조사와 항공 관계자 100여 명과의 인터뷰뿐만이 아니라 ANA항공의 전폭적인 지원 및 여러 공항들의 협력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기장과 부기장, 화려해 보이는 승무원인 CA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있다면 이 영화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항공서비스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우선 승객들의 발권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비행기가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은 정비장(DOCK)에서 이루어진다. 군대에서도 그랬지만 정비 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항상 장비관리를 철저하게 하는데 공항은 훨씬 더 철저하게 할  듯하다. 

해피 플라이트는 누가 주인공이라고 말할 것도 없을 정도로 모두가 주인공이다. 비행기가 날 때 가장 조심스러운 것이 바로 새들이다. 까마귀나 까치는 잘 피하지만 바닷가의 공항 등에서 달라드는 갈매기들은 비행기의 앞을 막는다. 해피 플레이트에서 역시 새들이 문제 되었다. 이륙시 비행기에 부딪친 갈매기 한 마리가 비행기 앞쪽에 걸려있다가 새들이 살 수 없는 고도에서 비행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는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한다. 기장은 호놀룰루행을 피하고 회항을 결정한다. 

회항을 결정했지만 일본 전역에 태풍이 불면서 그 계획은 수많은 리스크를 내포하게 되었다. 여기부터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의 활약이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펼쳐진다. 기장은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이 직접 조종할 수도 있지만 스즈키를 믿는다. 비행기의 CA들은 서비스 요원에서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요원으로 승객들을 안심시킨다. 


비행항로를 검토하고 기상상태를 확인하는 OCC에서는 정확한 계산을 통해 그들을 인도하고 관제탑에서는 항공기가 무사히 착륙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활주로를 치워준다.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항은 주변의 모든 호텔과 승객 운송, 식사 등을 준비해준다. 어느 하나 맞지 않으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모두가 자신의 분야에서 프로페셔널이고 서로를 믿는 유대감으로 인해 말 그대로 해피하게 끝이 난다. 


항공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애환,  갈등과 화해를 다룬 영화.. 해피 플라이트 따뜻하게  마무리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토이치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