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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5. 2020

벙커 (bunker)

청년들의 공간이자 아지트

터미네이터나 미래에 대규모 전쟁에서 등장하는 안전한 피난처가 있다. 코로나 19에도 필요할 것 같은 곳이며 안전한 곳을 의미하는 것이 벙커다. 전쟁 등에 재난이 일어났을 때 장기 대피할 수 있는 장소로, 지하에 만들어 은폐하는 경우가 많기에 지하를 연상하게끔 한다. 개인적으로 범죄자의 침입이나 비상사태에 대비하여 은밀한 곳에 만든 룸을 패닉룸이라고 하는데 요즘 같은 때에  그런 공간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코로나 19 2단계 거리두기로 인해 지금은 마음 편하게 이용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 상황이 잠잠해지고 나면 청년들을 비롯하여 나아가 대덕구 시민이나 대전시민들도 이용하기에 괜찮은 공간이다.  8월에는 이곳에서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대응 방안 모색 및 대덕구형 정책 수립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해 ‘1인 가구 대응 정책 워크숍’이 열리기도 했었다. 

차별화된 공간을 만들어두었으면 그에 맞게 차별화된 정책도 필요하다. 대덕구 청년 벙커는 대덕구청 별관의 지하에 있으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데 문진표와 명단 작성을 해야 하며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 

생각보다 깊은 곳에 있어서 말 그대로 벙커의 느낌이 드는 곳이다. 벙커에는 수용된 인원이 장기간 대피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비상용 식량과 물, 약품, 의복 등을 비치하게 되는데 이곳에는 미래를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현재 대덕구 인구 17만 4000여 명 중 청년(18세 이상 34세 이하) 인구는 3만 3000여 명으로 전체 인구 중 19%를 차지하고 있다. 벙커 챌린지 쉬면 뭐하겠니 무어라도 해야지라는 콘셉트의 캠페인이다. 올해  수립된 청년정책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추진하게 된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근은 임시휴업상태이지만 3단계로 진행이 되지 않는다면 9월 7일부터 이용할 수 있다. 아쉽지만 그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이번 주가 잘 진정되어야 3단계로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2단계가 완화되면 매달 2강씩 구성하여 운영되는 민주시민아카데미는 10명의 전문가들이 민주시민 양성을 위해 통일, 인권, 경제 등의 다양한 영역의 이야기를 전해줄 예정인데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수강인원을 확대하지 못하고 40명으로 제한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강의가 진행된다. 

지하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공간 구성이나 환기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이곳에서는 청년들을 위한 책을 기증받고 있다. 10권 이상 기부하면 1단 선반, 20권 이상 기부하면 2단 선방, 50권 이상 기부하면 감사패를 준다고 한다. 

꼭 청년들만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도 잘 활용되었으면 좋은 곳이다. 

전선에서는 방어용 무기를 거치하고 적의 공격을 방호할 수 있도록 두꺼운 방호벽과 천장으로 덮인 진지를 의미하는 것이 벙커지만 사람들 간의 소통 공간을 마련하고 사회의 빈곤에서 방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청년 벙커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요즘 같은 때에는 왜 벙커 같은 곳에 있어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까. 지금까지는 사회 일원이 될 자격을 요구할 뿐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하라는 말만 하며 사회가 참 불친절했지만 조금은 친절해질 필요가 있다. 

청년들이 생각과 열정을 공유하는 청년 벙커가 7월 초 대덕구에 문을 열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운영이 곧 중단되었지만 구청사 지하에 있는 민방위교육장을 리모델링한 청년 벙커는 청년들이 금전적인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유공간이면서 그들만의 아지트로 희망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공간은 인생의 경험을 가능케 하는 선천적 조건’ - 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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