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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6. 2020

3.15 의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물이 자연스럽게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고 둑이 있으면 채워지다가 더 많아지면 넘치듯이 민심 역시 물과 같이 흘러간다. 대한민국이 건국이 되고 나서 이승만과 자유당 정권은 1인 장기집권을 획책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1954년  자유당 조직, 경찰 및 관료조직, 반공단체 등을 동원하여 사사오입 개헌이라는 신박한 아이디어를 내면서까지 권력을 유지하게 된다. 이후 노골적인 정경유착과 독재정치는 한계에 이르게 된다. 

마산이라는 지역은 정치민주화의 시작을 했던 독특성을 가지고 있다. 박정희의 유신헌법에 반하며 일어난 부마사태도 이곳에서 일어났으며 이승만 정권 말기에 거듭된 실정(失政)에 의해 국민의 지지를 거의 상실하고 있었던 상황에서도 1960년 선거의 승리를 하려고 무모한 시도를 하게 된다. 당시 야당의 강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민주당의 조병옥 박사가 선거 유세 기간 중 갑자기 사망하였다. 문제는 자유당 정권은 당시 84세인 이승만 대통령의 유고가 발생할 때 부통령이 야당에서 나와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마산의 오래된 도심을 걷다 보면 3.15 의거에 대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부정선거는 결국 인권을 짓밟는 결과를 만들며 권력을 쥔 사람들의 폐해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부정선거를 위해서는 엄청난 인력이 동원이 되어야 가능하다. 선거관리부서인 내무부를 통해 첫째, 4할 사전투표, 둘째, 3인조 또는 5인조 공개투표, 셋째, 완장 부대 활용, 넷째, 야당 참관인 축출 등 온갖 부정선거의 종합 선물세트를 준비한다. 

인권자주평화다짐비는 2018년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인권자주평화다짐비 지키기 시민모임에서 주관하는 ‘인권자주평화다짐비(이하 다짐비) 명판 제막식’을 가지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3.15의거가 일어난 곳에 의미가 있는 다짐비라는 생각이 든다. 

1960년 부정선거의 양상은 전 국민에게 적나라하게 노출되었다. 공권력과 관료조직을 총동원하여 매수·폭력 및 각종 부정개표를 자행했는데 보지 않으려고 해도 보일만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했던 것이다. 결국 마산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독재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개되었다. 

이에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여 시위를 진압하였다. 불씨를 끄려고 했던 진압은 결국 마산 시위 당시에 실종되었던 학생 김주열군의 사체가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발견되면서 폭발하였다. 

오랜 시간 마산 3.15 의거는 기념일로 지정되지 못했었다. 그러나 3·15 부정선거는 결국 이승만과 자유당 정권의 몰락을 자초한 계기가 되었으며, 이날 일어난 국민적 저항을 뜻하는 3·15 의거는 2010년 3월 국무회의 의결에 따라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다.

그 의미를 기억하기 위한 3.15 마라톤대회는 자유·민주·정의의 3.15 의거 민주화 정신의 계승발전과 자유와 민주적 가치의 소중함을 되새겨 주는 대회로 민주성지 마산에서 매년 3월 열리고 있는데 올해는 코로나 19 확산 예방을 위해 3.15 의거 60주년 기념 제30회 3.15 마라톤대회를 연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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