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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7. 2020

경양식 (輕洋食)

부담 없는 음식을 생각하며

생각해보면 경한식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경양식은 적지 않게 들어보았다. 간단한 양식의 요리를 경양식이라고 부르는데 보통은 돈카스가 곁들여진 음식을 생각한다. 일제강점기를 전후하여 일본의 화양식(和洋食, 와요-쇼쿠)이 본격적으로 한반도에 전래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쭉 써 오던 표현이기도 하다. 서양문화를 빨리 받아들여 메이지 유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일본은 서양의 음식들을 식문화로 재현하였다. 그 음식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다시금 현지화되었으며 이것이 경양식이기도 하다. 

경양식을 내놓던 많은 음식점들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지역마다 나름 분위기가 있는 경양식 집들이 남아 있다. 경양식 집에서는 절대 돈가스를 썰어서 내오지 않고, 고기 덩어리를 튀긴 채 소스를 얹어서 내놓는 것이 특징이다. 고기 자체를 익혀서 내놓는 곳은 보통 양식집이라고 생각한다. 경양식집을 가는 것이 외식의 대명사가 되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무언가 분식집 느낌으로 느껴진다. 

그래도 가끔씩 경양식집에서 먹는 돈카스가 정감 있게 다가온다. 고기를 썰어서 소스에 찍어먹고 밥을 포크로 약간 입안에 넣고 샐러드로 살짝 마무리하는 정감 있는 향수라고 할까. 

1970~80년대 한국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요식업소의 형태로, 중국집과 함께 그 시기 외식문화의 상징이었지만 대부분 경양식집들은 사라졌다. 고기의 두께는 아주 두터운 편은 아니지만 먹을만한 두께라 씹는 맛이 있다. 

문경의 한적한 곳에서 식사를 하고 한적한 풍광을 즐겼다. 솔직히 어릴 때 특별한 날 부모님이 필자를 이런 식당에 데리고 가서 맛있는 것을 사주는 것을 먹어본 경험을 해보지 않았지만 그냥 경양식 하면 그런 느낌일 것이라고 추측이 된다. 그러고 보니 이 음식점은 수프도 나오지 않았고 후식도 없었다. 분위기가 빈티지 같은 느낌이 들었고 오래된 그림과 물건들이 놓여 있는 문경의 색다른 곳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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