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Sep 05. 2020

악순환

한국의 의료현실은 괜찮을까. 

최근에도 느끼는 것이지만 일상적으로 하던 운동을 못한 것이 오래되어서 그런지 몸의 순환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물론 집에서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지만 정기적으로 하던 수련이나 수영만큼 몸의 전체가 균형적으로 돌아가기 위한 운동만큼은 되지 않는다. 몸의 순환은 상당히 중요하다. 모든 것이 돌고 돌아야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경제가 경색되는 것 역시 돈의 순환에 문제가 생겨서 그런 것이다. 사람을 가리지 않고 지원하는 것은 이 순환을 원활하게 하지만 특정 직업군이나 자영업자에게만 주면 돈의 순환은 경색된다. 어떻게 보면 땜질처방이 될 뿐이다. 정치인들의 주장처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줄 필요가 있냐고 말하지만 그건 오히려 없는 사람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결과를 만든다. 


코로나 19로 인해 더욱더 확실해지는 것은 언론은 국민이 힘들어지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클릭수를 높여서 돈을 벌 수만 있다면 히틀러도 찬양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많은 사람이 솔깃해서 읽어주면 되고 광고를 클릭까지 해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면 더 자극적이고 더 화가 날만한 이야기나 거짓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아무튼 그렇다는 이야기지만 마치 제대로 된 정론지처럼 굴지만 않으면 된다. 


의료파업이 어느 정도 매듭지어졌지만 불씨는 남아 있다. 한국의 의료현실이 왜곡되어 있기 때문이다. 의사로서 일하는 사람들이 꿈꾸는 미래는 대체로 세 가지로 요약이 된다. 개업의가 되어서 돈을 많이 벌던가 대학병원에서 나름의 좋은 자리를 꿰차던가 의대 교수가 되어 명예를 얻는 것이다. 다른 길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렇다.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는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자 지방의료현실이 녹록지 않은 것은 왜일까. 


인프라의 문제가 큰 것도 사실이지만 의료인력의 부족도 있다. 대부분의 지방병원이나 의료원에서는 의사들에게 아주 후한 대우를 해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려가지 않는 것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머무르려는 것은 각종 의료경험과 올라갈 수 있는 길(보통은 돈과 명예, 출세)이 많기 때문이다. 지방의료원에서 일해봤자 돈이야 조금 벌 수 있지만 그들의 원하는 길로 가는 것은 아니다. 


지방의료원에서 일할 수 있는 의료인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각종 인프라의 확충은 안되고 인프라가 없으니 사람들은 서울이나 대도시로 가게 된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안되니 의사가 안 온다고 하고 의사가 안 오니 사람들도 안 찾는다. 지자체의 예산을 소모한다고 하니 홍준표 같은 사람이 예산절감을 위해 진주의료원 같은 곳을 폐쇄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공공의료원이 꼭 돈을 벌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의료는 부자와 빈자, 강자와 약자를 가리지 않고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프라, 인력, 경험치를 모두 갖추어놓고 지방의료현실을 개선시키는 것은 사실 어렵다. 우선 시작은 해야 되는데 공공 의대를 시작하면 우선 불씨를 피우고 선순환을 위한 단계를 밟을 수는 있다. 공공의대가 생겼다고 해서 갑자기 의사가 배출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제 코로나 19와 같은 전염병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에 봉착했다. 


경제나 신체를 가리지 않고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는 일은 쉽지 않지만 꼭 해야지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의료의 미래 역시 그렇다. 

매거진의 이전글 삶의 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