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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30. 2020

삶의 변화

결혼과 출산율이 낮아지는 이유

2020년 한국의 출산율은 0.8명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0.9명대에서 더 떨어졌다. 정부는 적지 않은 돈을 출산율을 높이는데 쓰고 있지만 왜 안 높아질까. 결혼과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는 데에는 크게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주거, 노후,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출산율은 절대 높아질 수가 없다. 임신기간이나 출산을 하고 나서 육아휴가를 지원해주는 정도로 해결되지도 않고 아이에 대한 비용 지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별다른 효과가 없다. 나이가 들어서 나의 생존이 불투명한데 결혼하고 싶어 할까. 게다가 공무원을 제외하고 정년까지 일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공무원도 정년이 차츰 늘어나서 65세까지 일할 수 있다 치자. 지금 혜택을 받는 노인의 연령을 70으로 올리는 마당에 퇴직하고서도 30년 가까이를 살아야 한다. 물론 연금이 있긴 하지만 차츰 줄어들게 된다. 한 가족을 챙기기에는 부족하다는 의미다. 지금 노인 연령이야 산업화의 혜택을 받았지만 지금 20, 30대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좋은 직장을 얻는 것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하고 좋은 대학을 나오기 위해서는 괜찮은 집안에서 사교육비를 들여서 남들보다 앞서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서울로 사람들이 몰리게  되고 서울로 몰리니 괜찮은 집이 부족해진다. 게다가 그 집도 일부 투기꾼들이 매입하여 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니 월급은 오르지 않아서 장만하기는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다. 


내 살집 하나 마련하기 힘든 마당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그 지긋지긋하고 희망 없는 삶을 물려주고 싶어 할까. 출산휴가를 준다고 해서 삶이 개선이 될까. 아동에 지원금을 주어서 키우는데 조금은 부담이 적어진다고 해서 나의 노후가 보장이 될까. 이런 사회에서 애를 낳으라는 것은 무책임한 말이다. 지금까지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은 모두 언발에 오줌누기식으로 삶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가 없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데에는 결혼을 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낮아지는 것도 연관이 있다. 코로나 19는 회사의 무인화와 자동화를 더욱더 촉진시킬 것이다. 사람이 중심이 되다 보니 확진이 되면 회사가 봉쇄되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경영진이라면 사람이 매개가 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싶어 할 것이다. 사람이 없어도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은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네이버나 SKT, 카카오 같은 회사들은 많은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실적에 영향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더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 방법을 생각도 해보지 않았는데 코로나 19가 시도해보도록 만들고 있다. 


사람이 꼭 있어야 되는 분야는 플랫폼으로 변화를 해갈 것이고 플랫폼 속에 움직이는 사람은 별다른 기술이 없어도 된다. 마치 부속품처럼 사용하면 그만이다. 별다른 기술이 필요하지 않으니 높은 급여를 주지 않아도 된다. 사람이 필요한 분야는 낮은 급여를 주면 되고 높은 급여를 주는 사람은 소수만 있어도 돌아간다. 주거에 대한 문제는 이 정권의 지속성이 계속 갈 수 있다면 어느 정도 해결은 할 수 있어 보인다. 그렇지만 노후와 교육은 정말 쉽지 않을 듯하다. 


결혼이 안정이 아니라 불안 정속에 서로의 부담만 가중시킨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물론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결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사례를 많이 보았다. 의식주가 해소가 되고 나서 노후를 생각할 수 있다면 아이를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먼저 해결해야 될 것을 생각하지 않고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가정 아래 정책이 나온다면 백약이 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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