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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8. 2020

아슬란을 찾아서

연산에서 만나는 나니아 연대기

나니아 연대기를 읽었던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되었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서 중세 문학과 르네상스 문학을 가르친 영문학자였던 C.S. 루이스의  유일한 판타지 소설이면서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이 나니아 연대기다. J.R. 톨킨이나 C.S. 루이스 둘 다 2차 세계대전이 작품을 쓰는데 영향을 미쳤는데 반지의 제왕이 묵직한 세계관을 그렸다면 나니아 연대기는 조금은 가벼운 느낌의 판타지다. 서로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던 것이다. 

나니아 연대기에서는 모든 것이 시작된 질문이 있다. “옷장 안에 무엇이 있는데요?” 동양은 옷장 안에 별다른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서양에서는 옷장 안에 새로운 세상이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한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옷장 안을 무언가 숨겨져 있는 공간으로 많이 등장시킨다. 연산역이 자리하고 있는 이 마을은 스토리가 있어서 가끔씩은 찾아가 본다. 

마을의 한 구석에 있는 꽃밭에는 여러 조형물이 있는데 누가 보아도 나니아 연대기의 아슬란을 연상시키는 사자가 자리하고 있다. ‘나니아’ 나라_ 위대한 사자 아슬란이 창조한 세계로 탄탄한 구성과 생생한 캐릭터, 박진한 사건 전개 등 소설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고 있다. 

자식이 있는 부모들도 있고 자식이 없이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한 아이만큼은 정확히 알고 있었으니,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신만의 모험담을 만들어가면서 세계를 열어보는 것도 이 시간을 보내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적어도 스스로 자신을 매료시켰던 마을과 어릴 적의 기억 그리고 수많은 옛이야기들이 자신을 만들어 온 것이다. 

보이는 것이 명확해 보일 수는 있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연산역은 1957년 7월 18일 현재의 역사를 준공하였는데 1911년 7월 11일 대전·연산 간 호남선이 개통되면서 영업을 개시한 역이다. 

한가한 곳에 자리한 연산역이지만 마스크 착용은 필수라고 알리고 있다. 추석 때 기차표를 예매하는 것이 뉴스에서 단골로 등장했는데 올해는 그 양상이 조금 달라질 듯하다.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까이하며 올해의 추석을 같이 보내야 될 듯하다.  보편적인 동의를 얻은 진리, ‘선과 용기’의 힘을 보여 주기 위해 이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 나니아의 연대기다. 연산역과 이 거리는 동심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충남 논산의 연산역 급수탑은 1911년에 지은 것으로 남아 있는 것들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  1967년, 디젤 기관차가 들어올 때까지 기관차는 물을 넣어 주어야 했기에 중요한 시설이었다. 연산대추, 아슬란, 시골 정서, 급수탑, 간이역의 풍광이 이곳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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