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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8. 2020

하동의 지리산

둘레길도 좋고 풍경이 좋은 공간

방장산(方丈山) 혹은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불리는 산으로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인 지리산은 1967년 우리나라 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지리산 국립공원은 경남(하동·함양·산청), 전남(구례), 전북(남원) 등 3개 도에 걸쳐 있으며 총면적이 483.022㎢에 달하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산악형 국립공원으로 2021년 기대작이라는  ‘지리산’이 배우 전지현과 주지훈이 등장하며 다시금 주목받을 예정이다. 

그 광범위한 영역만큼이나 지리산에는 수많은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구재봉 자두(중서) 마을도 그곳 중 한 곳이다. 하동도 속해 있는 지리산 국립공원 총면적은 440.485㎢로 설악산국립공원의 1.2배, 한라산 국립공원의 3배, 속리산 국립공원의 1.5배, 가야산 국립공원의 7.5배로 규모가 가장 크니 사람을 찾기도 힘들만하다. 

구재봉 자연휴양림은 코로나 19로 인해 이용이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마을은 열려 있다. 청정 지리산 일원의 비옥한 토양에서 재배돼 당도가 높고 고소한 하동 햇밤이 본격 출하하기 시작했는데 하동군에서는 1110여 농가가 청정 지리산 일원의 2200㏊에서 밤을 재배해 연간 평균 3500t의 수매실적을 내고 있다고 한다. 

물이 맑고 공기가 좋으니 사람 살기도 좋지만 각종 과일이나 먹거리도 믿을만하다. 적량면 신촌마을 뒤 구자산 정상에 있는 봉우리가 구재봉인데  적량면 쪽에서 보면 산등에 바위가 거북 모양으로 생겼다 하여 거북 구(龜) 자를 쓰고 있으며, 악양면에서는 산의 모양이 비둘기처럼 생겼다고 하여 비둘기 구(鳩)를 쓰고 있다고 한다. 

실제 그런 이야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구재봉의 전설은 이곳에서 정희령 장군이 백마와 내기를 해서 백마가 화살보다 늦게 도착했다고 백마를 죽였는데 알고 보니 화살이 백마보다 더 늦게 도착하여 후회했다는 내용이다. 

하동의 어디를 둘러보아도 녹차밭은 그냥 일상의 모습이다. 차나무에도 꽃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나무를 잎만 알고 꽃은 모르는데 잎만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이기도 하다. 9월부터 12월까지 피는 차꽃은 서리 내릴 무렵 차꽃이 무리 지어 피어난 양이 마치 몽글몽글한 구름 같아 운화라고도 부른다. 황금색 꽃밥은 차꽃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지리산 둘레길에서는 창녕조씨의 흔적도 남아 있었다. 창녕조씨는 조계룡(曺繼龍)을 비조(鼻祖)로 하고, 조겸(曺謙)을 1세조로 하는데 이곳에 창녕조씨의 재실인 동화제도 자리하고 있다.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등 지리산을 둘러싼 80여 마을을 잇는 22구간 295km의 장거리 도보길이 지리산 둘레길이다. 

최치원 같은 당대 최고의 선비는 지리산에 아예 숨어 살며 흔적을 남기기도 했는데 295km의 거리를 흔히 700리 길이라는 지리산 둘레길은 짧게는 보름, 길게는 3주 정도 잡고 쉴 새 없이 걸어야 완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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