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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3. 2020

밥값 했는가

옥천 장찬저수지의 일상

옛 선현들은 후학들에게 밥값은 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회 속의 사람들은 저마다 업을 하며 살 때 밥을 먹을 때 뿌듯하고 즐겁게 먹을 수가 있다고 한다. 적지 않은 시간의 여유를 생각보다 오래도록 주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 순간이 익숙해지는 것이 좋지만은 않을 수 있다. 새로운 풍광을 눈 안에 담을 수 있도록 만나는 일은 남다른 재미가 있다. 옥천의 농촌 융복합산업 활성화를 위한 문화 복합공간이 들어선 장찬저수지는 옥천의 여행지이기도 하다. 

이원면의 장찬저수지로 가는 길은 친절하게 고래가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장찬리에서는 고래고래 봄꽃축제도 열리기도 했지만 올해는 열리지 않았다. 권역사업으로 저수지 주변에는 수변데크와 데크광장도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사회의 곳곳에서 밥값을 하기 위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심히 살고 있을 것이다. 수려한 산세의 경관과 깨끗하고 맑은 장찬저수지가 잘 어울려 보인다. 날은 그렇게 맑지 않았지만 드라이브 길로 제격인 곳이다. 

장찬리는 병풍처럼 산이 둘러싸고 있다. 아늑한 느낌이 드는 곳이지만 도로가 정비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장찬리 마을 이름은 800여 년 전 장(長)씨 성을 가진 사람이 처음 마을에 들어와 사기그릇을 만들었는데, 그 아버지를 도왔던 아들 이름의 ‘도울 찬(贊)’을 인용해 처음 붙여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장찬저수지의 안쪽으로 들어오면 데크로드가 저수지 건너편까지 이어져 있다. 저 건너편에는  마을 전체 주민 24명이 직접 농사짓고 가공한 도라지, 고사리, 전통 장, 발효식초, 복숭아, 포도, 아로니아 등 농특산물을 전시·판매한다.

데크길을 걸어서 넘어와본다. 비가 많이 와도 저수지에서 자연스럽게 물이 넘쳐흘러서 데크까지 오르지는 않을 듯하다. 

저수지의 정자가 자리한 곳에는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있다. 지역 주민이 정성스럽게 빚은 도자기와 토우 등으로 꾸며 놓았는데 저수지 인근의 둘레길과 벚꽃길이 이어져 있어서 아는 사람들은 자주 찾아오는 곳이다. 

장찬리는 백자를 구웠을 흔적인 옹기터의 문화 유적이 옥장찬리 골안이와 사기 도자기터에 남아 있는데 지금도 많은 사기그릇 파편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핑크빛의 돌고래가 상징하듯이 저수지 풍경이 아름다워서 고래마을이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이색 봄꽃축제를 여는 곳이기도 하지만 올해는 잠잠하기만 했다. 그렇지만 장찬리라는 마을의 정감 있는 모습은 그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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