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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6. 2020

환경의 바로미터

대전에 자리한 맹꽁이 서식지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 않다 보니 소식이 궁금할 때가 가끔 있다. 올해는 코로나 19 덕분에 가끔씩 만나는 관계의 동창이나 친구, 후배 등의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우연하게 대전 대덕구 신탄진에 자리한 맹꽁이 서식지를 찾았다가 대학교 동창을 만났다. 그 친구 역시 하는 일이 공공영역이라서 집과 홀로 자전거를 탈 때를 제외하고 사람과의 만남을 자제하고 있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이곳을 거쳐서 대청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주로 많이 이용한다. 맹꽁이는 도시의 변두리 논이나 저산 지대의 평지, 또는 민가 주변의 논과 길가의 논둑에서 낮에는 굴속에 숨어 있는데 환경이 파괴가 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때문에 환경의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차를 세워두고 맹꽁이 서식지를 보기 위해 안쪽으로 걸어서 들어가는데 누군가가 필자의 이름을 부른다. 안면은 마스크 같은 것으로 가리고 고글을 착용하고 있어서 대체 누구인지 알지를 못했다. 마스크를 벗으니 작년에 보고 올해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친구가 있었다. 이날은 쉬는 날이었는데 마침 답답해서 자전거를 타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중간에 잠시 쉬는 데크공간이 만들어진 이곳이 맹꽁이 서식지이다. 수컷이 먼저 들어가 “맹꽁맹꽁” 요란하게 울면 암컷이 이 소리를 듣고 물속으로 들어가 짝을 지어 산란이 시작되는데 보통 밤에 울기 때문에 지금은 소리를 들어볼 수 없다. 

저 아래 습지가 있는 곳이 맹꽁이 서식지다. 양서류 중 '기후변화 지표종'이자 세계 자연보전 연맹(IUCN) 멸종위기종 '적색 목록(Red List)'에 올라가 있는 맹꽁이는 우리나라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돼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다는 '대전시민 맹꽁이 생태 모니터링'은 기후변화 지표종인 맹꽁이 서식지를 시민들 스스로 파악하고, 서식지 주변 환경을 조사해 보전가치와 위험요인 등을 확인하는 '시민참여 환경운동'이라고 한다. 저 앞에 합류되는 곳이 갑천과 금강이 합류되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습지가 조성이 되어 있다. 

맹꽁이를 본 적이 언제였는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두꺼비는 가끔씩은  본 것 같은데 맹꽁이는 안 본 지가 오래되었다. 다른 양서류에 비해 머리가 뭉툭하고 둥근 모양의 몸과 네 다리가 짧다는 것이 특징으로 산지보다는 평지, 사람들이 사는 마을 근처의 논·강가 주변에 서식한다. 

맹꽁이 서식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드론 공원이라고 조성되어 있는 곳이 있다. 한 때 드론 열풍이 불기도 했었는데 요즘에는 예전만큼 열풍 세는 없는 듯하다. 그렇지만 드론과 관련된 공간들은 생겨나고 있다.  ‘드론’은 ‘낮게 웅웅 거리는 소리’를 뜻하는 단어로 벌이 날아다니며 웅웅대는 소리에 착안에 붙여진 이름으로  기상분야에서는 기상관측과 태풍 등 기상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 하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주변이 탁 트여 있는 것이 시원스러운 곳이다. 갑천과 금강이 합류되는 이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지근거리에 있는 금강로하스 에코공원에 도달할 수 있다. 내친김에 더 올라가면 왕버드나무 군락지가 자리한 대청댐까지 가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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