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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14. 2016

죽은 자의 제국

인간의 영혼 무게 21g 

신은 인간을 만들었고 인간은 기계를 만들었다. 인간이 인간을 창조하는 것은 신이 용납하지 않는다. 그러나 소설 속의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죽은 자를 살려냈다. 죽은 자의 제국은 그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죽은 자를 살려 낸지 100여 년이 흐른 세상에서 시작한다. 어디선가 많이 본 설정이다. 분위기는 강철의 연금술사를 닮아 있다. 


확실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인간이 죽는 순간 딱 21그램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야기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것이 영혼의 무게라며 한 때 진실처럼 퍼져나간 적이 있다. 19세기 말 런던은 산업혁명으로 인해 노동력이 폭발적으로 필요한 때였다. 왜 배경이 런던이냐고? 일본 사람들이 영국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19세기 메이지 유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선구자들이나 군 장성들 대부분이 영국에서 교육을 받고 일본을 강국으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역사 이야기는 아니니까 다시 돌아가면 그 시기에는 국가에서만 유일하게 '사체 소생 기술'을 이용해 죽은 자를 노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 기술은 기밀사항이었고 죽지도 살아있지도 않은 존재들은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일을 했다. 


그러나 의학을 전공하던 존. H. 왓슨은 친구 프라이데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불법으로 죽은 프라이데이를  소생하는 데 성공하고 이는 정부기관의 월싱엄에게 알려지게 된다. 왓슨을 가두는 대신 그  열정을 사서 이용하기로  마음먹는다. 죽은 자는 당연히 말이 없다. 사체 소생 기술로 살려낸 존재 역시 말을  못 하지만 한 세기 전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들어냈다는 '빅터의 수기'를 찾아낸다면 소생하는 것 이상의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도 교묘하게 사회의 문제를 집어내는데 일가견이 있다. 사체 소생 기술로 살아난 노동력은 현대 사회에서 일하는 직장인들 같은 느낌이 든다. 오로지 시키는 것을 열심히 해야 하는 존재이며 그 용도가 다하면 폐기되는 그런 비애가 느껴진다. 

죽은 자의 제국은 과거를 미래처럼 그려낸 디스토피아 세상이다. 

인간의 영혼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왓슨을 통해 던지고 있다. 사라진 21그램을 찾아 죽은 자의 몸에 넣으면 인간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애니메이션의 마지막은 세상에서 없어져야 될 존재로 인간을 거론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소모하는 존재이며 지구를 마음대로 사용하는 인간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이 애니메이션은 너무 무거운 주제를 담고 중간중간에 그 내용이 축약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은 다소 난해할 수 있다. 


1명이 죽으면 비극이지만 100만 명이 죽으면 통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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