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의 삶

거제 학동 진석중 가옥

이동을 자제하는 가운데 올해 추석에 가장 북적이게 될 곳은 아마도 강원도와 제주도가 될 듯하다. 다른 지역에서의 삶도 있는데 언론을 보고 있으면 서울에서 거주하는 것만을 거론하고 있다. 다른 도시는 전세난도 월세로 바뀌게 되는 것도 특별공급 분양도 딱히 문제시되는 것이 없다. 아파트 가격차를 만든다는 한강뷰보다 훨씬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는 곳이 즐비하다. 거제도를 돌아보면서 거제에도 적지 않은 아파트가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아직 못 찾은 곳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거제에는 향교나 옛 관청을 제외하고 오래된 고택이 많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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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유배지였던 곳이었기에 양반가옥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는 추정해볼 수는 있다. 보통 양반들이 살던 고택이 있던 곳은 대대로 유학을 공부하고 정계로의 진출했기 때문에 안동이나 영주, 전주, 나주 등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조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거제도에 가옥이 들어서게 된 것은 아마도 일제강점기 즈음이라고 보인다. 전에 학동 진석중가옥을 왔을 때는 유지보수를 위해 집을 해체를 해두었는데 2년 만에 찾아가니 새단장을 하고 깔끔해진 모습이었다. 동서의 긴 사다리꼴 대지에 안채, 별채, 창고, 대문 등이 만들어져 있는 이 집은 1940년대 말 경남 남해안 도서지방 상류층의 주거 특징과 변화상을 살펴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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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가까운 곳에 학동 몽돌해수욕장을 비롯하여 멀지 않은 곳에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 등 조금만 움직여도 천혜의 절경을 볼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골목이 조금 좁기는 하지만 주차장도 조성되어 있어서 거제의 삶을 살아보기에 괜찮은 곳이다. 멀기만 하게 느껴졌던 거제도가 본격적으로 발달한 것은 1971년에 준공된 거제대교 덕분이었다. 당시 영세한 농촌경제를 이루고 있었던 거제도는 본격적인 발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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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있는 집은 가끔씩 꿈꾸는 삶이기도 하다. 지금 짓는 아파트들은 확장을 안 한 아파트를 볼 수 없을 정도로 내부 공간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런 가옥처럼 사방으로 트여 있지 않아서 태양빛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으로 3 Bay, 4 Bay 등으로 설계할 수밖에 없다. 마당이 있고 가옥으로 지어진 집은 공간의 여유가 있어서 삶의 다른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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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의 수준이나 학벌에 의해 고정된 계급이 상류가 아닌 내면의 자세에 따른 유동적 계급은 고결한 책임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지도층의 다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사회가 전반적으로 건강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진정한 상류의 삶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자신의 재산과 지위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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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옥의 뒤로는 거제도의 가라산이 자리하고 잇는데 가라산에는 봉수대가 지금도 남아 있다. 가라산 봉수대는 왜구의 침입이 극심해진 고려말 이후부터 조선 초기에 들어섰다고 한다. 앞으로는 아름다운 바다가 있고 뒤로는 서쪽의 한산도 한배곶 봉수대와 북쪽으로 계룡산 봉수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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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전동 킥보드라도 하나 있다면 10분 만에 갈 수 있는 풍광 좋은 곳들이 많다. 거제의 삶도 상당히 여유가 있어 보인다. 삶과 가치의 속성은 같아 보인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만큼의 존중하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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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권에서도 거제도의 신선도를 보기 위해서는 한참을 내려와야 하는데 거제 학동 진석중 가옥에서는 마실 나가듯이 가볍게 가볼 수 있다. 언제 보아도 거제 신선대는 아름답다. 신선대는 신선이 내려와서 풍류를 즐겼다 할 만큼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으로 선비의 갓처럼 생긴 갓바위는 벼슬을 원하는 사람이 득관의 제를 올리면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속설이 있는데 대표적인 포토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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